마음이 약해서 우울증이 생긴다고?

최정석

발행일 2011.10.28. 00:00

수정일 2011.10.28. 00:00

조회 3,573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형이나 체중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늘 다이어트를 하느라 먹는 것을 조절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자신에 대한 만족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도 꽤 크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비만의 유병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세 이상 인구의 32% 정도가 비만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남자는 40~50대, 여자는 50~60대에서 비만 환자가 많습니다. 비만의 기준은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로 판정하기도 하고 허리둘레로 판정하기도 합니다. 체질량지수는 자신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서 25kg/m2 이상이 되면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허리둘레의 경우에는 남자는 90cm 이상, 여자는 85cm 이상이 되면 비만, 특히 복부비만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만이 되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다양한 성인병, 혹은 대사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게 되는데 이러한 대사증후군 이외에도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 문제도 흔히 잘 생기게 합니다. 자신의 체형의 변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한 인식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자존감의 저하 혹은 대인관계 기피와 같은 증상이 우울증과도 연관이 되는 것이죠.

반대로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도 비만의 위험성이 증가합니다.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신체 활동이 부족해지고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지 못하며 폭식을 하게 되는 등 식습관의 변화가 생겨 비만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울증은 우리 몸의 신경내분비 시스템의 변화와 큰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체내 코티졸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지방의 분해에 영향을 주어 비만, 특히 복부 비만을 일으킵니다.

우울증과 비만 사이의 관련성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왔는데, 최근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정리해서 발표한 것에 의하면 비만인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성은 55% 정도 높아지고 우울증 환자가 비만이 될 위험성은 58% 정도 높아집니다. 우울증과 비만은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하겠습니다.

우울증이나 비만은 개인의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 혹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갖게 되고 정신적 및 신체적 합병증도 잘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얼마나 잘 예방하고 치료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규칙적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이어트를 한다면서 무조건 안 먹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고 과식을 삼가며 지방질을 줄여 먹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기 전 2시간 이내에는 식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체중을 줄이기보다는 감량된 체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필요합니다. 흥미를 가지게 하고,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한다고 해서 나에게 맞지 않는 운동을 선택한다면,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고 중간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의 치료는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흔히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도 하지만 마음이 약해서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우울증도 일종의 뇌의 병이기 때문에 적절한 약물 치료가 병행되어야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글/최정석(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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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우울증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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