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태어나서 맨 처음 달리기를 할 때, 출발선에서 다른 아이들과 나란히 서서 달려갈 길을 바라본다. 어린 마음 속에는 멀게만 보이는 저 앞길을 힘껏 달리겠다는 순수한 생각뿐이다. 이제 지난 4년을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는 어쩌면 아이들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있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서울, 대한민국의 서울, 세계의 서울이 또다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려 한다.
흔히 우리의 국민성에는 조급증이 있다고 한다. 이 '빨리빨리' 서두르는 성격이 요즈음의 급변하는 세계정세나 산업발달에 적응하는 데는 오히려 바람직한 국민성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느긋하게 참고 견디는 은근과 끈기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보도 블럭을 파헤쳐 통행에 지장을 주어도 무슨 이유가 있겠거니 하며 불평 한마디 안 하는 착한 시민들의 마음 속에는 사실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여유로운 생각이 숨어 있다는 생각이다. 새로 출범하는 민선5기는 서둘러 눈에 보이는 행정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차근차근 목표에 접근해야 한다는 우리 시민들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시민들은 다양하고 복잡 다지한 요구를 수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홍보나 공청회를 통하여 시정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보다 나은 결론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은근과 끈기는 우리 시민뿐만 아니라 시정 당국자에게도 필요한 덕목이다.
할 일은 많고 예산이나 걸리는 문제점이 업무추진을 가로 막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도시정비, 주택, 문화예술, 복지, 경제와 산업, 일자리 창출, 교통, 환경 등 무엇 하나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투명한 시정을 펼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가끔 주변에서 참 세상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다. 늘 피부로 느끼는 시민생활에서 동사무소나 구청업무가 눈에 띄게 밝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아직도 주민편의 행정이 못 미치는 점도 산재해 있다. 전자정부의 시행으로 행정업무는 괄목할 만한 향상이 이루어진 반면, 주택지역의 이면도로나 동네 골목길 정비, 어수선한 전기 전화 인터넷통신선, 근린공원 정비, 쉼터 개발 시설, 하천정비, 도시계획ㆍ도로망 확충, 주택문제, 남북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문화 콘텐츠 개발, 한강 르네상스 등 지속적으로 개발ㆍ보완하고 시행할 사업들이 있다. 생태공원이나 하천정비, 동대문 역사박물관 등 미완성 상태이거나 시민들이 이용하는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은 곳들도 있다. 특히 낙후된 주거지역의 과감한 도시정비나 도시계획을 추진하여 도로, 교통, 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너무 과거의 규정이나 법규에 연연한 사고에 머물기보다는 조례를 수정ㆍ보완해서라도 민간인 개발에만 의존하지 말고 시의 주도로 이끌어 나가는 시책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다.
물론 이들 사업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잘 참고 기다려 온 것처럼 이번에 출발하는 민선 5기 시정에서는 점차 개선되리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후대에 넘겨줄 우리의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맑은 공기, 가장 푸른 산과 공원, 가장 파란 강을 가지고 있는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시정모니터/조무웅
mwch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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