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로만 금연할 수 있는 확률은 5% 미만

최정석

발행일 2011.04.08. 00:00

수정일 2011.04.08. 00:00

조회 5,038

니코틴껌(위)과 챔픽스(왼쪽아래), 니코틴패치(오른쪽아래)

흡연은 니코틴에 중독되는 것이다. 중독이 된다는 것은 우리 뇌에서도 이상 반응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담배를 끊기가 어려운 이유는 뇌에서 니코틴을 요구하는 신호를 계속 보내기 때문이며, 그로 인해서 내 의지만으로는 금연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아무런 도움 없이 의지로만 금연을 할 수 있는 확률은 5% 미만이다. 효과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주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금연 보조제와 금연 약물이다.

대표적인 금연 보조제는 니코틴 패치와 니코틴 껌이다. 니코틴 패치와 껌은 금연 이후에 니코틴을 대신 공급해주는 것으로 니코틴에 대한 금단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니코틴 패치의 경우에는 담배를 피울 때의 니코틴 혈중 농도에 비해 1/3에서 1/2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발암물질인 타르와 일산화탄소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금연하는 날 아침부터 가슴이나 팔에 매일 한 장씩 붙이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매일 돌아가면서 붙이는 위치를 바꾼다. 니코틴 패치의 부작용으로 피부가 가렵거나 부어오를 수 있고 불면증, 꿈이 생생해지는 것, 속이 미식거리는 것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심한 부작용은 없다.

하루 흡연량에 따라 니코틴 패치의 크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금연 이후 8주에서 12주 정도는 지속하는 것이 금연 유지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니코틴 껌은 씹은 후 30분 정도 후에 니코틴 혈중 농도가 상승하므로 패치보다는 흡수 속도가 빠르며 일시적인 흡연 욕구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천천히 입안에서 얼얼한 맛을 감지할 때까지 씹고 나서 잠시 뺨 쪽으로 껌을 두고 쉬도록 하며 이를 반복하면서 30분 정도 씹는다. 껌을 씹는 동안은 커피, 주스, 청량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니코틴 껌의 단점은 금연 초기에 자주 복용해야 하는 것과 맛이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니코틴 껌도 12주 정도 사용이 권장된다.

금연을 위한 약물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하나는 ‘부프로피온’이고 다른 하나는 ‘바레니클린’이다.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인데 금연에 대한 효과를 인정받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금연 후에 잘 나타나는 체중 증가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연 일주일 전부터 150mg씩 하루 2회 복용하기 시작해서 금연 후 8주 정도 복용을 지속하며 부작용 여부에 따라 용량 조절이 가능하다. 바레니클린(챔픽스)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를 타깃으로 작용하는 약물로서 전문 금연 치료제이다.

이 약물은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붙어서 적은 양의 도파민을 분비하게 함으로써 흡연에 대한 갈망과 금단 증상을 완화시키며 또한 담배를 피웠을 때 흡수되는 니코틴이 뇌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여 담배를 피워도 만족도를 낮게 해준다. 즉, 담배 맛을 덜 느끼게 해준다. 바레니클린도 금연 개시 1주일 전에 복용을 시작하여 서서히 용량을 늘려가는 방법을 사용하며 12주 이상 유지하는 것이 금연에 효과적이다. 식후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간혹 미식거림, 불면,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글/최정석(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정신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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