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색, 시민기자가 말하는 2010년

admin

발행일 2010.01.04. 00:00

수정일 2010.01.04. 00:00

조회 3,725

사랑의 메신저로서의 시민기자를 꿈꾸며

시민기자 이은자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2001년, 지방에서 공단지역으로만 알았던 서울 구로지역으로 이사와 한동안 투덜거리며 살았었는데, 어느 새 자부심과 긍지로 자랑을 하게 됐다. 버스 정류소 한 구간만 걸어가도 나쁜 공기를 느꼈고, 동네에 작은 산은커녕 언덕이나 공원 하나 없어서 사람 사는 동네가 맞느냐며 투덜거리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사통팔달, 버스나 지하철 노선이 좋고 안양천의 스포츠 시설들이 날로 새롭고 편리해지고, 물도 깨끗하여 산책하는 주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래서 누구라도 붙잡아 정든 동네자랑을 늘어놓고 싶어지고, 이런 욕구가 알게 모르게 시민기자라는 역할에서 드러나고 있다. 동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생활환경의 변화를 예사롭게 넘기지 않고, 하이서울뉴스에서 얻은 정보로 가족, 이웃에게는 메신저로서의 몫을 해내고 있다. 늦가을의 황홀한 정원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새벽 인력시장에서 강추위에 목감기까지 걸려가며 빨간 밥차 봉사를 취재하고, 또한 슬로푸드 전시장을 두세 시간 돌다가 발이 너무 아파 편한 신발로 바꿔가면서까지 취재에 열을 올렸던 열정을 잠시 떠올려 보았다. 이렇게 시민기자로 뛰다 보면 나이도 잊게 해주는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이 아닐까?

이제 2010년을 맞이해서는 시야를 더 넓혀보고 싶다. '우리' 학교 학생이나 '우리' 동네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로서의 서울과 세계 관광 중심지로서의 서울, 사람냄새가 물씬 나는 따뜻한 도시로서의 서울, 시공간을 넘어선 역사와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과 녹색성장의 모델이라는 희망까지 실현해 갈 수 있는 서울시민으로서의 주인의식을 무엇보다도 '시민기자'라는 역할에서 찾고 싶다.

너무 서두르고, 너무 가득 채우려고만 한다는 일부의 비난에도 귀 기울이며 서울시의 행보가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시민기자의 발걸음도 더 가볍고 희망찰 것이다. 좋은 기삿거리만 찾아다니는 글쟁이가 아니라, 이웃과 사회에 보탬이 되고 도움을 주는 사랑의 메신저로서의 시민기자를 꿈꾼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쓰는 글

시민기자 박우진

초등학생 아들이 서울시의 어린이 기자가 되기 전까지, 나는 사실 서울시와 서울시 행정에 관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방관자 그 자체였다. 그런데 어린 아이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위하여 열심히 기사를 쓰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한 시민으로서 반성하고 무엇이든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 가장 적극적인 방식이 시민기자로서 하이서울뉴스에 기사를 싣는 활동이었던 것 같다.

지난해 7월 제2기 시민기자가 되자마자 딴에는 과하다싶을 만큼 적극적인 취재활동을 펼쳤다. 선배기자인 아들에게 뒤지지 않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 덕분에 7월·8월 우수시민기자로까지 뽑힐 수 있었고 서울과 관련된 많은 정보와 지식이 얻어짐에 따라 시민으로서의 자부심도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후회도 상당했다. 나의 기사는 스스로 흥미나 재미가 넘쳐서 씌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하이서울뉴스에 많이 실려서 아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글을 썼던 마음이 컸다. 때문에 기사에서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사에서 무슨 감동타령이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여러 시민기자들의 기사들에서는 충분히 흘러넘치고 있었다. 슬슬 머릿속이 복잡해 지다보니 한 줄 써내려가기도 힘들어졌고 자연히 활동도 뜸해졌다.

많이 부족했음에도 다행히 시민기자의 중책을 경인년에도 허락받았다. 시행착오도 거쳤으니 무엇보다 새해에는 다른 것에 얽매일 것 없이 쓰고 싶은 테마가 생기면 그냥 마음 편히 기사를 쓰는 그런 기자가 되고 싶다.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좋아서 쓰는 글! 애당초 전업기자도 아니었으니 완벽한 글을 쓸 재주도 없었고 이제 알량한 아빠기자의 부담도 떨쳐 냈다. 그러니 시민기자로서의 자유로움과 재미를 만끽할 생각이다. 조금 욕심을 부려 당장에는 관심 없을 기사라도 그 가치에 확신이 선다면 역시 펜을 들 것이다. 필요하지만 미처 독자들이 못 느끼고 있는 이슈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재위촉기자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도전하고 싶은 목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퍽퍽한 내 기사에서 감동까지 묻어나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마라톤을 완주하듯이

시민기자 장기양

7, 8년 전 경주에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여 18Km 지점에서 포기하는 일이 생겼다. 다섯 시간 내에 완주하면 되는 대회였는데, 중도에 차량을 해제하니까 차량들이 매연을 내뿜으며 지나갔다. 너무 늦을라치면 교통에 지장이 생길까봐 중도에 포기했다. 그 이듬해 서울에서 하프코스를 세 번 완주한 기억이 있다. 마라톤 완주는 꾸준히 연습한 데서 결과가 주어진다. 글쓰기도 마라톤과 같다. 아무런 부담 없이 써 내려간 후 다듬고 또 다듬으면 분명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 길이 마라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누가 길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 찾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초보 시민기자 시절을 지내면서, 한 편의 기사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가슴앓이를 했다. 큰아이 도움도 받았고, 사무실 아래층 사진관 사장님의 자상함에 기대기도 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도움도 구했다. 핸드폰 사진기로 연명하다가 마침내 디카로 전환했다. 몇 년 전에 구입해 놓고 지금까지 활용방법조차 몰랐던 것인데 조금 사용해보니 이제 좀 마음에 든다. 엊그제는 A/S대리점에 가서 디카사진 활용법도 단단히 배워뒀다. 배터리 수명이 낮다고 하여 충전기로 보강을 했다. 이제 출정 준비만 남았다.

새해 들어서 정말 포부가 남다른 것은 다름 아닌 꿈이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꿈은 간절한 염원이며 열정이다. 그리고 나를 지탱하는,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바람일 게다. 보다 따스하게 하지만 보다 냉정하게 이 사회의 구석구석을 찾아나서는 시민기자는 정말 자랑스런 서울시민이 아닌가? 평범한 사람을 위대함으로 비추어주는 요술쟁이가 아닐까? 시민의식을 한결 드높이는 연출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경인년 배호의 용맹을 되새겨본다.

글쓰기는 평생의 직업이다

시민기자 이상무

농사짓는 일과 글쓰기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평생 직업이다. 정년퇴직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일거리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2009년 6월, 2기 시민기자에 과감하게 지원, 합격하여 새롭게 일자리를 찾았다. 사실 나는 신문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하였지만 취재하는 부서가 아니고 관리부서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글쓰기 경험이 전혀 없다. 신문사에는 취재부서가 꽃이다. 다른 부서는 이를 지원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보람이 없다.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은 없다.

글쓰기를 하면 첫째, 자료 수집과 분류, 다독은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기 때문에 바둑보다도 치매 예방에 좋다. 둘째, 그 동안 풍부한 사회경험을 바탕으로 자식들이 본받을 삶의 기록을 남길 수가 있으며, 셋째, 글쓰기의 영향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거나 봉사활동도 할 수 있다.

요즘은 인터넷으로 기사 처리가 다 되는 세상이므로 시민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은 기본이다. 처음에는 글쓰기가 막막하여 한 줄도 못쓰고 쩔쩔맸다. 새롭게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자세로 글쓰기 전략과 관련한 책을 구입하여 보고, ‘한국 방송 통신 대학’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기초 강의도 인터넷으로 수강하였다. 그러나 글쓰기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이 읽고, 생각해보고, 써봐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글쓰기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일인 줄 미처 몰랐다.

그러나 평생토록 해야 할 일인데 이 정도 일은 고생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좋은 글 쓰는 데 비법은 없다. 좋은 글 쓰려고 욕심내지 않고 솔직하고 개성 있게 나만의 글을 쓰겠다! 생각만 하지 말고 행동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하여 내년 이맘때에는 웃음도 주고 눈물도 나오게 하는 글쟁이가 되어있을 나를 상상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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