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는 듯한 두통이 있으면 의심해봐야
권형민
발행일 2010.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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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초래하는 중요한 질환의 하나
편두통은 머리의 한쪽 편이 아프다고 해서 붙여지는 증상의 하나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히 말하면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초래하는 중요한 질환의 하나입니다. 편두통은 사춘기, 또는 이른 성인기에 주로 시작하나 50대 이후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족들 중에 편두통이 있는 경우가 흔하며,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납니다. 환자마다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가 다르며, 증상도 여러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어떤 환자들은 두통이 경미해 아무런 지장 없이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가 하면, 어떤 환자들은 심한 두통으로 일상 업무는 물론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매우 고통스러워하기도 합니다. 편두통은 재발성,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두통과 함께 다른 일반증상(식욕부진, 오심, 구토, 눈부심) 또는 신경학적 증상들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편두통에서 나타나는 두통은 한쪽으로 치우치는 일측성이고 혈관이 뛰는 듯한 형태의 박동성 이 많습니다. 그러나 머리 전반에 걸쳐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고 박동성이 아닌 ‘칼로 찌르는 듯 날카로운’ 혹은 ‘쥐어짜는 듯한’ 여러 가지 형태의 두통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두통과 함께 안구 부위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머리를 흔들면 머리가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통 발작은 시작된 후 수 시간에 걸쳐 그 강도가 점차 심해지며, 보통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이상 지속됩니다. 그리고 환자들은 눈부심을 잘 호소하며 밝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두통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어둡고 조용한 방에 있고 싶어 하게 됩니다.
최근 편두통의 원인과 발병기전이 점차 규명되면서, 치료 또한 많은 발전을 하여 여러 효과적인 약물치료 방법이 개발되었고, 계속 새로운 치료약물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어떤 한 가지 약물만으로 편두통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으며, 편두통 환자 개개인마다 효과적인 약물의 종류와 용량이 다르고, 또 같은 환자에서도 약물의 효과가 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한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약물자체가 두통을 유발하거나 또는 두통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 수가 있으므로 재발성이고 만성적인 심한 두통 환자는 전문의의 진찰과 치료가 꼭 필요합니다.
한 달에 보름 이상 두통이 찾아온다면 '만성두통'
만성매일두통(chronic daily headache, CDH)은 정의상 한 달에 보름 이상 두통을 경험하는 경우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두통을 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료가 잘 안 되고, 급성기 약물을 남용하는 경향이 많고, 동시에 심리적인 장애를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성매일두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다음의 3가지가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1) 만성편두통: 한 달에 15회 이상 발생하는 편두통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약물 과다에 의한 두통을 배제할 수 있는 경우
2) 변형편두통: 어떤 이유로 인해 발생하든 가끔 나타나던 두통이 만성화되고 장기화되면서 편두통의 양상이 초기에 나타나던 전형적인 증상이나, 동반 증상이 마치 비편두통성 두통으로 변하는 경우를 말하여 약물과용과 관련 있을 수 있음
3) 만성긴장형두통: 긴장성 두통이 월 15일 이상, 최소한 6개월간 발생하는 경우
치료의 목표는 두통의 빈도, 강도, 지속 시간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치료법에는 약물요법과 비약물요법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만성매일두통 환자는 급성기 약물을 과용하고 있기 때문에 첫 번째로 해야 할 것은 환자가 약을 중단할 수 있도록 교량요법(이행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환자들은 오랫동안 과량으로 복용해온 약물만 중단해도 두통이 사라지거나 매우 호전됩니다. 일단 과용약물을 중단하면 새로운 급성두통발작의 치료법과 두통 예방요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리고 치료를 진행함에 있어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생활습관의 변화를 포함한 행동치료가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곧바로 약물 오남용 상태로 돌아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글/권형민(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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