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암 백신, 자궁경부암 백신

admin

발행일 2010.08.27. 00:00

수정일 2010.08.27. 00:00

조회 4,485

암에 대한 최초의 백신, 효과의 지속기간은?

최초의 암에 대한 백신으로서 이미 개발이 완료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들이 국내에 시판 된지도 4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3회 접종으로 많게는 약 80%까지 자궁경부암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알려진 자궁경부암 백신은 의료계의 획기적인 발명품의 하나가 되었다. 또 매스컴을 비롯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이제는 친숙한 예방백신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주로 성접촉 과정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돼 생기는 바이러스 질환이다. 현재 알려진 HPV는200여종이나 유해한 것은 약 40종이고, 그 중 암을 유발하는 HPV는 15가지로 밝혀져 있다. 특히 이중 HPV 16, 18형은 자궁경부암 발생 원인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뚜렷한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져 있다는 점이 백신 제조를 가능하게 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백신을 한 번 접종하는 것으로 평생동안 접종 효과가 유지될 수 있을까?
현재 시판되고 있는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가지 종류의 자궁경부암 백신은 지금까지 축적된 임상연구결과 그 항체역가가 최소 7년 이상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연구에 참여한 백신접종자들의 항체역가를 향후 지속적으로 십수년간 추적한 데이터가 나오게 되면 정확한 항체 유지기간을 알 수 있으며 추가접종의 필요성 역시 향후 항체역가의 유지기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우리가 오래전부터 접종해 오고 있는 B형 감염 백신도 개발 초기에는 5년간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결과적으로 접종 한번으로 평생 예방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아직 단언할 수는 없지만 자궁경부암 백신도 현재 7년 정도 효과 지속이 입증된 만큼 이 효과가 평생 지속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가다실과 서바릭스 차이점은?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모두 자궁경부암 발생의 핵심 원인이 HPV(인유두종바이러스) 16형, 18형 감염을 100% 예방한다는 데서 같다. 또 6개월 동안 3번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접종방식도 같다.

그러나 4가백신인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예방 뿐 아니라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인한 성기사마귀(첨형 콘딜로마)를 일으키는 HPV 6형, 11형 감염도 90%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기에 나는 사마귀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치료가 쉽지 않고 자궁경부암 조기 발견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

반면 서바릭스는 위에서 언급한 듯이 HPV 31형, 45형 감염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는 등 자궁경부암 예방에만 집중된 백신이다.

현재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 권장하는 최적 접종연령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접촉을 시작하는 평균 연령을 고려하여 15~17세를 권장하며, 유효성과 면역원성 연구결과에 근거하여 접종가능한 연령을 가다실은 27~45세, 서바릭스는 26세~55세로 두고 있다.

접종간격도 차이가 있는데, 4가백신의 경우 2,3차 접종을 1차 접종 후 2, 6개월 후에 시행해야 한다. 1~2회 사이의 간격이 최소 4주, 2~3회 사이의 간격이 최소 12주가 되어야 하고 이보다 짧은 경우 재접종하여야 한다.

2가백신의 경우 1차 접종 후 1, 6개월 후에 2, 3차 접종을 실시하며 접종사이의 간격이 길어진 경우에는 가능한 빨리 접종하면 되고 처음부터 다시 접종하지는 않는다. 가다실은 0, 2, 6개월, 써바릭스는 0, 1, 6개월 간격이다.

백신, HPV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맞아야 하나?

서바릭스나 가다실 모두 ‘예방’을 목적으로 할 뿐 치료를 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때문에 이미 HPV에 감염됐다면 이 백신은 접종해도 이미 감염된 HPV를 퇴치하는데는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됐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백신 접종을 결정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HPV는 성관계를 갖는 여성 50~80%가 일생동안 감염이 될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이며 또 HPV에 감염됐다고 모두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은 2년 이내에 자연치유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감염된 바이러스를 백신접종으로 퇴치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새로이 HPV에 감염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백신접종은 의미가 있다. 또한 한가지 종류의 HPV에 감염되어 있다 하더라도 다른 한종류의 HPV 감염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굳이 HPV 검사를 백신접종 전에 시행하여 백신접종여부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백신, 부작용은 없나?

주사를 맞고 난 뒤 임신을 하게 될 때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신의 예후 및 태아기형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임신중의 백신 접종은 권장되지 않으며, 백신 접종 후 임신을 알게 되었다면 나머지 접종은 출산 뒤로 미루고 계속 임신을 유지하면 된다.

수유 중 백신 투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설사나 가벼운 상기도 감염 등 급성 질환은 특별히 백신투여를 중단하지 않으나, 중증 급성질환인 경우는 백신접종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

현재 개략적인 백신접종 가격은 접종 1회당 15~20만 원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4가백신인 가다실이 2가백신인 서바릭스에 비해 10~20% 정도 더 비싸다.

HPV 백신의 도입으로 향후 자궁경부암의 발생 및 사망률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되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HPV 백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적극적인 권장과 교육이 필요하며 향후 백신의 효과 지속 기간, 추가접종의 필요성, 면역원성과 백신효능과의 관계, 안정성, 비용효과 분석, 한정된 사회적 제원에서의 백신투여 전략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백신으로 모든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므로, 백신접종과 함께 지속적인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

글 ∥ 이택상(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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