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있다고 다 빈혈은 아닙니다

빈혈이란 무엇인가요?

우리 혈관 속에는 혈액이 들어 있으며 이 혈액은 우리 몸을 순환하면서 산소를 공급하며, 이산화탄소 등 대사산물을 폐나 콩팥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 혈액 중에는 특별히 산소를 공급해주는 적혈구가 존재하며 이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가 바로 빈혈이다. 빈혈은 연령 및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혈액 내의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를 기준으로 하여 남성은 13g/dL 미만, 비임신 여성은 12g/dL 미만 그리고 임신한 여성의 경우 11g/dL 미만을 빈혈이라 정의한다.

요즘 머리가 많이 어지러운데 빈혈인가요?

빈혈은 크게 급성빈혈과 만성빈혈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나누는 것은 빈혈의 발생 속도에 따라 증상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급성빈혈의 경우 실혈 또는 용혈성 빈혈(여러 원인으로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생기는 빈혈)이 대표적인데 실혈되는 양과 속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전체 혈액양의 30% 이상 실혈이 나면 자세변동에 따른 저혈압이 나타나고, 40% 이상 실혈이 발생하는 경우 정신착란, 호흡곤란, 식은땀, 저혈압 및 빈맥이 발생하게 된다. 만성빈혈의 경우 이미 빈혈에 순응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급성빈혈과 달리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실제로도 무증상으로 혈액검사에서만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빈혈 정도에 따라 전신쇠약, 피곤, 호흡곤란 및 어지럼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흔히 어지럼증이 있을 경우 빈혈이라고 자가진단을 하고 빈혈약을 자의로 복용하는 경우도 흔한데 어지럼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빈혈은 그 중 일부분만 해당하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있을 경우 빈혈이라고만 단정하지 말고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빈혈의 원인에는 무엇이 있나요?

빈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원인에 따른 분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크게 적혈구를 만드는 영양소가 부족해서 생기는 빈혈, 골수 내에서 적혈구 생성이 감소해서 생기는 빈혈, 적혈구의 생성은 원활하나 파괴가 증가하거나 또는 실혈로 생기는 빈혈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1) 적혈구 생성에는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필요한데 대표적인 것으로 철분과 비타민B12, 엽산이 있다. 이들 영양소의 부족은 빈혈로 나타나게 되며, 철결핍성 빈혈, 거대적혈모구 빈혈 및 악성빈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철결핍성 빈혈은 의미 그대로 철분이 부족하여 생기는 빈혈로서 철분이 부족해지는 원인은 아래의 표와 같다.

다만, 중장년 이상의 환자에게 철겹핍성 빈혈이 발생하였을 때는 위장관에서의 만성적인 실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경우 위장관암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찾아가 진료 및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거대적혈모구 빈혈 및 악성빈혈은 엽산 및 비타민 B12의 결핍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특히 만성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엽산 결핍이 흔하게 동반되고, 위 수술을 받은 경우 비타민 B12의 흡수 장애에 따른 거대적혈모구 빈혈이 발생하게 된다.

(2) 적혈구는 골수에서 조혈모세포의 분화를 통해 생성이 된다. 따라서 골수에 질환이 있는 경우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재생불량성 빈혈(aplastic anemia)이 있다. 재생불량성 빈혈이란 여러 원인에 의해 골수 내의 세포충실도가 감소하는 질환이다. 그 외 몸 안에 염증이 심한 경우, 골수이형성증,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및 고형암의 골수침범 시에도 골수 기능이 저하되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3) 마지막으로 적혈구의 생성은 정상이나 적혈구의 파괴 또는 소실이 증가되어 발생하는 빈혈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외상 등에 의한 출혈이 있다. 또한 신체 내에서 여러 원인에 의해 적혈구가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의해 발생하는 빈혈을 용혈성 빈혈이라고 한다. 용혈성 빈혈은 자가면역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적혈구의 유전적 이상으로도 발생한다.

빈혈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빈혈의 의심은 환자의 증상, 병력 등을 통해 이루어지며, 신체검진 상 손톱 및 입술의 창백 또는 청색증이 있으면 빈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빈혈의 정확한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병원에 빈혈로 방문하게 되면, 일반혈액검사를 시행하여 혈색소 및 세망세포를 측정하며, 말초혈액의 적혈구를 직접 현미경으로 살펴보는 말초혈액도말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 외 의심되는 원인에 따라 저장철(페리틴), 혈장 철분, 혈액 내 비타민 B12, 엽산의 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만약 철결핍성 빈혈로 진단되었다면, 위장관 출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등 위장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 외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 골수 내의 질환으로 인한 빈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골수검사가 시행되기도 한다.

빈혈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우선, 철결핍성 빈혈처럼 특정 영양소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빈혈은 해당 영양소의 공급을 통해 치료를 한다. 예를 들어 철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을 복용하며 체내 충분한 양의 철분을 저장하기 위해 6~12개월 동안 복용한다. 그 외 빈혈은 그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통해 빈혈을 호전시킬 수 있다.

꼭 기억해야 할 사항

빈혈은 그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양하며, 또한 빈혈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흔하므로 빈혈이 진단되면 자의로 약을 복용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빈혈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특히 어지럼증은 빈혈로만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므로 어지럼증 발생 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한다.

글 ∥김태용(보라매병원 혈액종양내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