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개선은 어렵지만, 꾸준히 치료해 합병증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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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12.31. 00:00

수정일 2009.12.31. 00:00

조회 4,480

부모 모두 알레르기 있으면, 자녀 질환 발생 확률 70%

“알레르기 체질을 바꿀 수는 없나요?”
“알레르기 질환은 완치가 되나요?”
알레르기 전문의라면 흔히 접하게 되는 환자의 질문입니다. 한마디로 답하자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체질을 바꿀 수도 없고 완치도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병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알레르기란 정상에서 벗어난 반응 즉 과민반응을 의미합니다.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 과민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기관지 천식(기관지), 알레르기성 비염(코), 알레르기성 결막염(눈), 두드러기 또는 아토피성 피부염(피부) 등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빈도는 나라, 인종, 연령, 조사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서양의 경우 전체 인구의 5~17%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은 크게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소위 알레르기 체질이라고 하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이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 어떤 환경적인 원인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감작이 됨으로써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증상은 아이, 어른, 심지어 노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 양쪽이 모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확률이 70%,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확률이 50% 정도입니다. 그리고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하여 알레르기 질환을 한 가지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는 동안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처음에는 비염만 있는 것으로 진단되었다가 나중에 천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그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기관지천식-기침, 호흡곤란, 쌕쌕거리는 천명음 / 알레르기 비염-맑은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 알레르기성 결막염-가려움증, 눈물 / 두드러기나 아토피성 피부염-가려움증), 진찰소견 및 검사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하게 되며, 진단이 되었을 경우에는 혈액 또는 피부반응검사로 알레르기 원인을 규명하여야 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는 크게 환경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 질환의 원인 및 증상의 정도에 맞게 치료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깨끗한 실내 환경, 금연, 모유 수유 등을 실천하여 알레르기 질환 퇴치에 노력해야

알레르기질환으로 진단받게 되면 체질을 바꿀 수 없느냐고 흔히 질문합니다. 알레르기 질환자체가 증상이 없을 때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는 체질이 바뀐 것이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지만 이것은 체질이 바뀐 것이 아니라 증상이 일시적으로 숨어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는 면역치료를 제외하고는 알레르기 체질을 개선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만약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레르기 질환 자체가 존재하지 않아야 되겠지요.

또 어떤 환자들은 병이 완치되지도 않는데 왜 치료하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당뇨나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합병증으로 고생하게 되는 것처럼 알레르기질환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더 나빠지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만 치료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모든 병이 마찬가지로 발병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일단 발병 되면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학회와 대한 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에서 알레르기 질환 퇴치를 위해 권장사항을 정했는데 총 7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실내 환경 유지, 금연, 모유먹이기, 산모를 건강하게 함으로써 저체중아 출산 방지, 실내에서 동물을 기르지 않기, 대기오염 예방, 자연환경 보존 등이 그것입니다.

기관지천식…발작적 기침과 호흡곤란 증세 보이고 새벽이나 밤에 증세 악화

마지막으로 대표적인 알레르기질환인 기관지천식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기관지천식은 원인물질이나 악화인자에 노출 시 기관지의 알레르기성 염증과 기관지 근육의 수축에 의해 기관지가 좁아져서 발작적인 기침, 호흡곤란, 쌕쌕하는 천명음이 발생하게 됩니다. 새벽이나 밤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약물에 의해서 또는 저절로 기관지가 정상으로 넓어지면 증상이 소실됩니다. 그러나 흔히 기관지천식으로 오인하고 있는 만성 기관지염은 담배가 주원인이고 평소에는 기침 또는 가래증상을 호소하다가 50~60세경부터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내원하게 되는데 대부분 기관지가 좁아진 채 약물에 의해서도 거의 넓어지지 않습니다.

흡연인구가 많아서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흔히 기관지 천식이라고 하면 이 병과 혼동하여 실망부터 하게 되는데 전혀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병이든 마찬가지로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기게 되는데 천식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기관지염과 유사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약으로도 조절이 잘 되던 것이 약이 점점 늘어나고 심지어 약으로도 예전만큼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기관지천식을 포함한 알레르기 질환에서 약물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먹는 약이 우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천식의 경우에는 흡입기가 사용되는데 이것은 피부에 바르는 연고처럼 병이 있는 부위 즉 기관지에 직접 약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먹는 약보다 훨씬 적은 용량으로 효과를 보며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증상이 심할 때 응급조치로 사용하는 것으로 속효성 기관지확장제가 있는데 이것을 사용하게 되면 보통 5분 내로 증상이 호전됩니다. 그러나 이 약은 치료제는 아니어서 약 자체는 아주 좋은데 이것을 자주 사용한다는 얘기는 이것만으로는 조절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다른 치료를 병행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고혈압환자에서 혈압을 점검하면서 혈압약을 늘리거나 줄이듯이 천식에서도 평생 같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 및 폐 기능 검사를 관찰하면서 단계를 올리거나 내려서 치료하게 됩니다.

글∥송숙희(서울의료원 호흡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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