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는 간에 괜찮을까?

admin

발행일 2009.10.29. 00:00

수정일 2009.10.29. 00:00

조회 4,219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앓고 있다. 술을 조금 마셔도 괜찮을까?

상당기간 동안 염증이 반복되면 간 조직에 흉터가 생기게 되며 간이 딱딱하게 굳어 간경변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일단 간경변증으로 발전하게 된 간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뿐더러 복수, 간성혼수, 식도정맥류 출혈 등 생명을 위협하는 간경변증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이미 바이러스성 간질환으로 간손상을 받은 사람들은 술과 같이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다른 원인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간염바이러스를 몸에서 몰아내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술은 노력으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 연구를 예를 들자면, 소주 한 병 정도를 15년 동안 매일 마셨을 경우 약 1/3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했으며 다른 연구에서는 간경변 환자의 알코올 섭취량을 조사해보니 하루 소주 두 병 정도를 약 8년 동안 매일 마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서양인들은 보통 동양인보다 체격이 더 크기 때문에 동양인은 이보다 더 적은 알코올 섭취로 간경변증이 올 수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적당한 음주는 별 문제가 안 될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만성 B, C형간염 보유자의 경우는 더 적은 양의 알코올로도 보다 빨리 간경변증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만성 B, C형 간염 보유자의 경우는 금주하거나 최대한 절주해야 하며, 특히 만성 C형 간염은 만성 B형 간염에 비해 술에 더 취약하므로 간수치가 정상이라도 절주보다는 금주해야 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건강에 해롭지 않은 음주량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건강에 해롭지 않은 음주량은 발표하는 곳마다 차이는 있으나, 국민건강지침에 따르면 1회 막걸리 2홉(360cc) 또는 소주 2잔(100cc) 또는 맥주 3잔(600cc) 또는 포도주 2잔(240cc) 또는 양주 2잔(60cc)이며 대한간학회발표에 따르면 1회 소주 반 병 이내, 1주일에 1-2회 정도다.

그러나 술이란 것이 마시다 보면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려울 뿐더러 취하게 되면 자제력을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마신 양을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격이 작고 알코올 대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말하는 양의 2/3로 줄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준이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이다. 만약 간염을 앓고 있거나 간경변증, 간암 등 간질환 환자들은 반드시 금주하셔야 한다. 간경변증과 간염이 없는(간수치가 정상인) 무증상 보유자는 위에서 말하는 약간의 음주는 괜찮다.

그러나 전혀 드시지 않는 것이 훨씬 좋다. 같은 무증상 보유자라고 하더라도 만성C형간염 보유자의 경우는 더 적은 양을 드시거나 금주하셔야 한다.

간질환과 흡연이 상관이 있을까?

아직은 흡연이 간경변 및 간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 중이지만 세계적으로 금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바, 흡연이 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된 것만 말씀드리겠다. 대한 간 학회 및 일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적으로는 담배를 피우면 간암이 더 잘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만성 C형 간염 환자에게 있어 흡연은 간의 섬유화를 심하게 하고 항바이러스제 치료 효과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무증상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담배를 피우면 간경변증 및 알코올성 간경변증을 더 잘 생기게 하고, 원발성 담즙 간경변증 환자에서도 간의 섬유화를 더 심하게 하며, 간이식을 받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간동맥 혈전과 같은 혈관 합병증이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는가? 흡연이 간질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는, 온갖 질환과 사망의 원인이 되고 있는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오늘부터 당장이라도 금연에 도전하시는 것은 어떨까.

글∥ 이창욱(서울특별시 동부병원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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