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건강칼럼

admin

발행일 2008.10.22. 00:00

수정일 2008.10.22. 00:00

조회 3,979

서울의료원 심혈관센터장 김석연입니다.
오늘은 소위 ‘미망인 제조기’라고 불리는 ‘심근경색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올 초에 병원 응급실로 급히 실려 들어온 28살의 젊은 남자 환자분이 기억이 납니다.
병원 근처에서 자격증 시험공부 중에 소위 말하는 ‘억~!!!!’하고 쓰러져서 110 통하여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할 당시 의식은 이미 없는 상태였고 혈압과 맥박도 잡히지 않는 초-응급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심폐소생술과 전기 충격을 시행하였고, 한 30분 정도 지났을까요? 일단 맥박과 혈압이 돌아왔습니다.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이었지만 이미 심장 전벽의 심근 경색증이 확실하기에 바로 심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사진에서(화살표) 보이듯이 심장의 3개 혈관 중에 가장 중요한 좌전하행지가 완전히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이래서 좌심실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부정맥 등으로 심장마비가 일어났던 것입니다.(심장이 고기처럼 썩는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시술 중에 뽑아낸 혈전이 오른쪽 사진입니다. 이 혈전이 혈관을 막았던 것입니다. 환자는 시술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해 졌고 3일간 입원 후에는 별다른 후유증 없이 퇴원하였습니다.

이런 예가 올 한해에만 대여섯 명이 있었습니다.
운 좋게 대부분 시술에 성공했지만 한분은 이미 병원에 도착 할 때 거의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시술에 성공한 분들도 약간씩의 후유증은 남게 됩니다. “40대 돌연사” 많이 들어보신 말이지요.
옛날이야기입니다.
위 예에서도 보시듯이 이제는 30대에도 이런 상황들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그럼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흡연을 한다.
가벼운 혈압이 있지만 무시하고 지냈다.
대게가 과체중이나 그 이상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등입니다.

참 별것도 아닌 듯이 보이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들이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으십니까? 미망인 제조기라고 일컬어지는 심근경색증은 이렇게 대부분 우리가 지킬 수 있으면서도 무심결에 지나치는 상황 속에서 키우게 되는 병입니다. 조금만 자신의 몸에 대해서 신경을 쓴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하게 되는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무언가 몸이 이상하다’, ‘가족력이 있다’ ... 이런 분들은 당장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더 귀 기울이시고, 담배 끊고, 운동하고, 스트레스 피하고, 살 빼고 ......... 하지만 말이 쉽지, 몸소 실천하기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외래에서 환자분들에게 1년 내내 이런 이야기를 해서 성공하는 분은 10% 도 안됩니다. 그래서 위험도가 높은 분들은 약제를 권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교과서적으로만 말씀드리는 것보다 “정 못하시겠다면 아스피린이라도 한 알 드시죠.” 이렇게 다른 대안이라도 찾는 것이 치료의 또 다른 방향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석연_서울의료원 심혈관센터장(내과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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