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장(場)` 보셨나요?
발행일 2014.07.17. 00:00
[서울톡톡] 서울의 벼룩시장·프리마켓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홍대 앞 놀이터일 것이다. 서울시민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이 찾는 관광지이자, 국내외 자치단체에서도 벤치마킹하는 명소이다. 그런데 간혹 토요일에만 열린다거나, 주말 내내 같은 장이 열린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홍대 앞 놀이터를 찾아 주말 예술시장에 대해 제대로, 자세히 알아보았다.
토요일엔 프리마켓, 일요일엔 희망시장
매주 주말, 홍대 앞 놀이터엔 장이 선다. 토요일엔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센터가 주최하는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이, 일요일에는 환경예술센터가 주최하는 '희망시장'이 열린다. 두 시장 모두 2002년부터 시작된 프리마켓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니, 국내 수공예 예술장터의 효시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벼룩시장의 선두주자로, 대안 시장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느 벼룩시장과 달리 홍대 앞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곳 모두 10년 이상 참가해온 작가들이 많다는 것이다.
"2003년부터 참가했어요. 인터넷 쇼핑몰 할 때였는데, 사람들 반응 이런 게 궁금해서 현장에서 직접 듣고 싶어 나오기 시작했어요."
'티티야'라는 이름으로 직접 그린 일러스트페인팅 모자를 판매하고 있는 작가는 반응도 보고, 다른 작가들과 정보도 교류할 겸 한 번씩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전 10년 정도 됩니다. 저보다 더 오래되신 분들도 있어요. 구경 오시는 분 중에도 한 3년 만에 유학 마치고 돌아오셨다며 반갑게 인사하는 분들도 계시고 그래요. 최근에는 중국분들이 많이 오세요. 덕분에 중국말도 많이 늘고 있지요."
레인 씨(34)는 본인이 좋아하는 비녀를 직접 디자인해 만들어 팔고 있다. 동양적인 문양과 색채라 그런지, 관심있게 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최근 재미삼아 그림을 그려주거나 그림으로 심리 분석을 해주는 일도 함께하고 있다는데, 이곳의 참가자들은 레인 씨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며 스스로 즐기는 분위기였다.
국적 불문 경력 불문, 새로운 상상과 시도로 함께 즐기자
"2006년부터 핸드페인팅 티셔츠를 만들어 참가했는데, 잠시 쉬다 담배케이스로 작년 5월부터 다시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이곳은 작가들이 모여서 만드는 공간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어요. 다른 마켓은 수수료를 높게 받거나 상업적으로 변질된 곳도 있거든요. 그래선지, 여긴 제겐 꼭 와야 할 것 같은, 마치 집 같은 그런 곳입니다."
담배를 통째로 넣는 케이스를 만들어 특허까지 받았다는 김연동 씨(32)는 이미 입점한 매장만 8곳이 된다는데, 여전히 이곳 홍대 앞 프리마켓과 희망시장에는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이처럼 홍대 놀이터에서 열리는 마켓 두 곳만 고집스레 참가하는 작가들이 많다는 것 또한, 다른 벼룩시장과 차별화된 특징이다.
"성수동에서 베베마망이라는 아기 구두 만드는 공방을 하고 있는데, 손님 한 분이 여기 한 번 내봐도 좋을 것 같다고 알려주셔서 참가하게 되었어요. 보통 신발을 만들 때 본드가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저흰 본드를 전혀 쓰지 않고, 다 박음질해서 핸드메이드로 만들거든요. 천연 가죽으로, 속에다 라텍스를 이중으로 넣었기 때문에 유연하고 부드럽죠."
아이 구두와 샌들, 그에 맞는 머리띠 등을 손수 만들어 참가한 이선수 씨(52)는 이제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신규 참가자다. 그녀도 프리마켓과 희망시장 두 곳에만 참가하고 있다는데, 이 두 곳은 여느 벼룩시장에 비해 참가기준 등이 까다롭다고 한다. 직접 제작한 순수 창작물에 한해 누구나 참가가 가능하지만, 반제품이나 유사한 디자인을 답습한 경우 등도 걸러내는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왔어요. 대학에서 미술공부를 하다 유학 온 한국 아내와 만나 99년 결혼했는데, 여러 나라에서 살다 2002년에 한국에 왔어요. 이곳 시장에는 2011년부터 참가했는데 재미있어요. 이곳 사람들 만날 수 있어서 재미있어요. 여기는 토요일이 사람이 더 많아요. 전 주로 토요일에 참가하고 오늘처럼 일요일에는 가끔 나오죠."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고 있는 브르노(Bruno) 씨는 우리말 실력만 봐서는 외국인이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의사소통이 자유로웠다. 이곳 시장은 이처럼 외국인들도 참가가 가능한,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열린 시장이다.
공연이 좋아, 전시가 좋아? 복작복작 즐길래, 여유 있게 즐길래??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토요 프리마켓은 줄지어 이동해야 할 정도로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최대 116팀으로 참가를 제한하고 있다는데, 신청 시작 1~2분 안에 마감될 정도로 많은 참가자가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까지 가장 많은 인파로 붐비는 홍대 거리의 특성이 반영된 탓이리라.
이에 비해 희망시장은 다소 여유있게 살펴보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참가자 또한, 70여 팀으로 여유 공간이 많아 쾌적한 느낌이다.
또한 토요 프리마켓은 음악, 무용, 극,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애프터눈 스테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반면 희망시장에는 프로 및 아마추어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의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공연보다는 전시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 환경예술센터에서 주최하는 것이니만큼, 이른 아침부터 나와서 놀이터 주변을 깨끗이 치우고 깔끔하게 사용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젊음의 거리 홍대 앞에 나가보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수공예 예술장터에도 들러보자. 토요일 프리마켓, 일요일 희망시장, 같은 듯 다른 느낌의 두 곳 중 취향에 따라 골라 가면 좋을 것이다.
토요일 프리마켓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하는데, 7월 하계기간에는 6시 30분까지 열린다. 8월 2일에는 폭염에 대비해 1회 휴장한다. 참가 신청 및 안내는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홈페이지(http://www.freemarket.or.kr/)를 참고하면 된다.
희망시장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운영되는데, 하절기에는 7시까지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희망시장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orainbowmarket)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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