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달고, 정도 달구나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14.02.19. 00:00

수정일 2014.02.19. 00:00

조회 3,141

[서울톡톡] 얼마 전, 영천시장 꽈배기 만들기 달인의 방송을 보고 난 후, 달짝지근하고 쫀득한 꽈배기가 계속 떠올라 도저히 안 가볼 수 없었다. 영천시장 초입에 있는 가게에 도착하니,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꽈배기 작업대에서 달인은 열심히 반죽을 한 후 꽈배기를 만들고, 달인의 부인은 열심히 튀기는데 손발이 척척 맞는다.

영천시장을 대표 하는 맛집이 된 30년 전통의 달인 꽈배기집

조그맣게 떼어낸 반죽들이 공중에서 한번 휙 돌더니 순식간에 꽈배기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달인이 왼손을 이용해 반죽을 공중으로 던지면 회전하면서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어느새 잘 꼬인 꽈배기 모양이다. 모든 꽈배기들이 같은 크기로 정확히 일곱 번 꼬인단다. 그 신기한 손놀림에 꽈배기를 사러 왔던 손님들이 줄을 서서 흥미롭게 구경하고 있다. 꼬불꼬불 꽈배기 모양을 내는 것은 꽈배기를 부풀어 오르게 해 더 크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도 있고, 맛의 변질을 막는 등 시각적이면서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하니 재미있다.

(좌)줄을 서서 꽈배기를 빚는 달인부부의 솜씨를 감상하는 손님들, (우)달인의 손놀림으로 정확히 7번 꼬여서 만들어지고 있는 꽈배기

서대문구 유일의 전통시장 영천시장을 더욱 유명하게 해준 대표 맛집 '달인 꽈배기'. 30년 경력의 달인이 이렇게 성공한 가장 큰 비결은 손반죽이란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어 요즘은 손칼국수도 반죽은 기계로 하는 시대에 손으로 직접 반죽하고 손기술로 모양을 빚어 만든 꽈배기, 손님이 줄을 잇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싶다. 기계로 반죽을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물어보니, 기계로 반죽을 하면 질감이 뻣뻣해서 이 맛이 안 난다고 한다. 또 다른 맛의 비결은 바로 기름이다. 꽈배기는 기름에 튀겨 맛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기름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손반죽, 좋은 기름, 푸짐한 인심이 달인 꽈배기 성공의 비결이다

맛도 중요하지만, 이 집의 매력은 '4개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고 꽈배기의 크기가 작아진 게 아닌 예전 그대로의 크기다. 밀가루, 설탕, 기름 값 등 재료 원가는 매년 오르고 있는데, 달인부부의 노력과 넉넉한 인심이 엿보인다.

"지금은 4개 1,000원이지만 한때는 12개까지 팔았던 때도 있었으니까요. 꽈배기가 서민음식이잖아요. 천 원 한 장 들고 와서 푸짐하게 가져가는 모습 보면 저도 좋고 소비자들도 얼마나 좋아요."

꽈배기가 대표 메뉴지만 찹쌀도너츠와 팥도너츠도 별미다. 찹쌀도너츠는 무려 6개 1,000원, 팥도너츠는 2개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해 종류별로 푸짐하게 사가도 부담이 없다.

설탕에 버무려지며 열기를 식히고 있는 갓나온 꽈배기

노릇노릇하게 튀겨 방금 나온 따스한 꽈배기를 설탕에 팍팍 묻혀 먹는 맛이란 상상에 맡기겠다. 꽈배기 맛의 신세계라고 보면 된다. 설탕의 단맛이 너무 달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포장해간 꽈배기가 식어도 느끼한 맛이 덜 드는 것에도 달인만의 또 다른 특별한 비결이 있다고. 30년 경력이 허언이 아니었구나 싶다.

세상의 모든 달인들이 그렇듯, 부지런한 달인 꽈배기 아저씨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7시면 어김없이 가게에 나와서 반죽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오후 4시 반 정도면 문을 닫는다. 반죽이 일찍 떨어지면 그 전에 닫기도 하니, 늦은 오후에 갈 땐 미리 전화 연락을 해보고 가야한다.

ㅇ 위치 : 전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로 나와 도보 5분 영천시장 입구
ㅇ 문의 : 313-5419(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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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장 #꽈배기 #꽈배기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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