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화 꽃물은 언제 지워질까?
서울톡톡
발행일 2013.10.25. 00:00
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 위안부 문제, 그 살아있는 역사를 연극으로 그리다
[서울톡톡]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은 오는 11월 15일(금)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연극 <봉선화>를 공연한다.
연극 <봉선화>는 현재 우리나라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1982년 출간돼 일본어와 독일어로도 번역된 소설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를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로 다시 풀어낸 정통 리얼리즘 연극이다.
원작의 작가인 윤정모가 극본을 쓰고, <고곤의 선물> <북어대가리> 등을 통해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구태환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피해사실에만 초점을 두거나 일본의 만행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다. 과거 위안부 할머니로 끌려갔던 여인과 그녀의 아들, 손녀까지 3대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관객들에게 일제 강점기 위안부 문제가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닌 바로 현재 이 땅에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문제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언어가 돋보이는 <봉선화>는 시극단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 사실적 연기에 표현적인 몸짓, 다큐멘터리 영상 등을 함께 사용하여 위안부의 이야기가 꾸며진 허구가 아닌 실제로 일어난 엄혹한 역사적 사실임을 가슴으로 느끼게 한다.
위안부 문제,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연극 <봉선화>는 정신대로 끌려갔던 한 여인의 인생역경을 그린 원작에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와 함께 그 이후 세대인 아들(배문하)과 손녀(수나) 등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첨가했다.
대학 총장 취임을 앞둔 아버지 배문하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딸 수나의 논문 주제인 '식민지 속의 여성'을 반대한다. 수나는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며 우연히 80년대 익명의 작가 김산해가 쓴 소설 <조센삐>를 발견하고, 그 내용이 나눔의 집에서 기자회견을 한 김순이 할머니의 증언과 일치한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후, 익명의 작가 김산해와 김순이 할머니의 과거를 쫒기 시작한다.
위안부로 끌려갔던 김순이 할머니와 그 사실 때문에 폭력을 저지르는 아버지에게 상처받은 배문하, 그리고 할머니와 아버지의 과거를 알지 못 한 채 현재를 살아가는 딸 수나라는 3대에 걸친 인물들을 통해 연극 <봉선화>는 위안부 문제가 지난 역사로 끝난 것이 아닌,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의 문제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구태환은 "민족과 국경을 넘어선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불편한 우리의 역사를 들추어내는 것은 과거 자신들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일본에게 의미 있는 항변이 됨과 동시에 우리들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의 계기가 되리라고 믿는다"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12월 1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료는 2만 원부터 3만 원까지이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3시이며, 월요일은 쉰다.
문의: 세종문화회관 02-399-1135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