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위에 꽃 피고 나비 나는 곳
발행일 2013.01.08. 00:00
[서울톡톡] 지난 주말 서울숲 곤충식물원을 찾았다. 길을 제외한 주변 곳곳에는 정초부터 내린 솜같은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숲 전체가 한폭의 동양화를 펼쳐놓은 듯했다. 한파로 차가운 날씨였지만 곤충식물원을 찾는 관람객의 발걸음은 끊이질 않았다. 특히 방학을 맞은 유치원생, 초등학생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많이 찾았다.
곤충식물원은 1,2층으로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름 그대로 한 장소에서 곤충과 식물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서울숲 곤충식물원을 찾은 시민들은 도랑치고 가재도 잡는 일석이조의 유익한 관람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곳을 왔다가는 사람들은 적은 발품으로 많은 것들을 얻어 갈 수 있는 실속있는 곳이라고 한마디씩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곤충식물원 입구를 들어서면 먼저 우측으로 식물원부터 관람할 수 있다.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TV 화면 속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수미터 높이의 선인장, 울창한 야자수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중국이 원산지인 하와이무궁화는 빨간꽃을 활짝 펴고는 길게 혀를 내밀어 지나는 관람객을 유혹하는 듯했다.
뱀의 해를 상징하듯 남미산 덩굴성 필로덴드론은 마치 뱀 두 마리가 서로 엉켜 나무로 기어오르는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식물원이라고 식물만 있지는 않다. 관람 동선을 따라서는 이들 식물지에 서식하는 애사슴벌레 등 곤충류와 대표적 파충류도 함께 보여주고 있어 해당 식물지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물고기가 헤엄쳐 노는 작은 물길도 있고, 대형 어항들 속에는 희귀물고기들이 헤엄쳐 노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식물원 내는 이들 식물의 성장에 알맞게 온도를 맞추어 놓아 밖에서 얼었던 몸도 녹일 수 있다. 관람하다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곧바로 2층으로 오르면 곤충원. 다양한 곤충이 전시되고 있지만 당장 권하고 싶은 것은 지금 한창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나비체험전이다. 바깥은 한겨울이지만 나비체험장 만큼은 완연한 봄. 형형색색의 꽃속을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를 만날 수 있다. 체험장은 온통 꽃향기 가득한 나비 세상이다. 상대는 노랑나비, 표범나비, 흰나비로 이들과 함께 후회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비 애벌레, 번데기 등을 관찰하고 체험도 해 볼 수 있다.
임신 7개월이라는 정남이 씨는 남편 손을 꼭 잡고 한손으로는 배를 쓰다듬으며, "애기가 봄에 태어나는데 직접 볼 수는 없겠지만 엄마 눈을 통해 미리 꽃과 나비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비체험장을 둘러본다.
지금의 계절과 확 바뀐 분위기에 아이들은 뛰며 신기해하고 그것을 놓칠세라 부모들은 사진 촬영에 바쁘다. 나비체험전은 4월 말까지 진행되며 매일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입장 가능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한편 지난해 말까지 예정되었던 <나비와 곤충들의 겨울나기 특별 체험전>은 1월 말까지 연장하여 무료로 계속 개최한다. 나비와 곤충들의 겨울나기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생체와 표본 전시를 관찰할 수 있다. 추운 겨울 모두 사라진 것 같지만 어디엔가 숨어 추위와 싸우고 있다가 다음해 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곤충들의 겨울나기 모습 디오라마가 재현된다.
성충으로 겨울을 나는 네발나비, 번데기로 겨울나는 호랑나비, 또한 왕사마귀 알집과 성충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딱정벌레도 전시되고 있다.
방학을 맞아 대학 초년생이 된 이모를 따라 온 최윤성(7), 최윤혁(9) 형제는 "공원 근처에 살지만 곤충식물원은 처음 와 본다. 평소 보지 못한 식물과 곤충을 많이 볼 수 있어 좋았다"며 다른 친구들도 많이 와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곤충식물원 내 모든 곤충과 식물마다 이름과 간략한 정보를 담은 명찰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체험 교육장으로서도 안성맞춤이다. 한파에 힘들게 장거리 외지 나들이를 하는 것 보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서울숲 곤충식물원을 찾아 뜻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이외에도 서울숲 내에는 다양한 볼거리, 자랑거리가 많다.
- 찾아오시는 길 :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3번출구(도보 약5분),
2호선 뚝섬역 8번출구(도보 약15분)
- 문의 : 서울숲공원 02)460-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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