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골목 골목에 꾸며진 도시갤러리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2.10.12. 00:00

수정일 2012.10.12. 00:00

조회 5,331

[서울톡톡] 충무로 뒷골목, 사진관련 상가들이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오는 곳. 그 골목 안 구석구석엔 사진들이 숨어 있다. 골목 어귀 병원 창문에도, 어느 카페의 창가에도, 고깃집 벽면에도 사진이 걸려 있다. 골목을 걷노라면 머리 위로 커다란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구석구석 사진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이곳은 충무로 사진 축제의 현장이다.

한국사진의 메카였던 충무로, 부활을 꿈꾸다

한국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충무로는 한때 한국 영화 산업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1960~70년대 한국 영화 제작사 대부분이 이곳 충무로에 둥지를 틀었다. 주요 극장은 물론이고, 영화 기획사, 현상소, 인쇄소 등 영화관련 업종을 총 망라하는 업체들이 충무로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배우들의 프로필 사진이나 영화 포스터, 홍보물 제작을 위한 사진관과 출력실 등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카메라 전문점, 전문 현상소, 프린트 랩은 물론이고, 사진액자 상가나 사진전문 갤러리, 사진 전문 기획사 등도 이곳에 모여 있었다. 필름 카메라 시절, 사진 좀 찍는다는 이들이 즐겨 찾던 곳, 충무로 극동빌딩 인근은 그야말로 지난 50여 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왔다.

2000년대 들어 디지털 사진이나 온라인 사진 문화가 확대되면서 사진 일번지 충무로의 옛 명성은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진관련 상점 등이 존재하고 있다. 많은 갤러리나 기획사들이 강남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래도 여전히 골목골목 사진 상가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 마니아들에겐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지만, 현재 진행형의 장소이기도 한 충무로. 그 충무로가 제 1회 사진 축제를 개최 한다. '2012 충무로 사진 축제'는 충무로의 옛 명성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진을 사랑하는 이들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자리이다. 지자체나 전문가 위주로 진행되어 오던 여느 축제와 달리, 아마추어 사진작가나 사진 마니아들이 함께 참여하여 소통하는 시민 축제의 장이다.

이곳 충무로 사진 거리 일대는 주말이면 대부분 상점도 문을 닫고 빈 도시로 남겨지곤 했다. 이번 축제는 공동화(空洞化)된 충무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워진 건물 공실은 도시 갤러리로 변신을 하고, 일대 상가들의 빈 벽과 창에도 사진이 전시된다. 또한, 골목길 위로도 사진이 전시되어 골목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주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진 관련 벼룩시장도 열리고, 스타 사진작가도 만날 수 있는 사진 워크숍도 진행된다.

충무로, 사진으로 물들다 '충무로 사진축제'

'2012 충무로 사진 축제'는 극동빌딩에서 열리는 본전시와 인근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특별전, 주변 상가나 골목 현수막 등을 이용해 사진 전시를 하는 도시갤러리, 사진관련 전문인들과 함께하는 사진워크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사진 벼룩시장, 먹거리 축제, 아트마켓 등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본전시 '자연, 존재의 거울 Nature! The Mirror of Human Being'에서는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사회의 사실적인 풍경을 담고 있으나 오히려 판타지처럼 보이는 다소 아이러니한 '프랭크 헤어포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과거 히로시마 원폭 실험 장소였던 하얀 모래사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관광객들을 담은 '율리아 크리스테'의 작품과 도시와 자연의 혼합된 이미지를 담은 '자비네 빌트', 무선통신망 거점으로 이용되는 다양한 나무의 모습을 담은 '로베르트 보이트', 대자연 앞에서의 인간의 교차되는 시선을 담은 채희술 작가의 작품 등 국내외 여러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극동빌딩 옆길에 위치한 세 곳의 갤러리에서는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다. 김한용 사진 연구소에서는 10월 25일까지 '김한용의 한국 광고 사진의 역사'전이 열린다. 한국 광고 사진의 변천사와 함께 시대를 주름잡았던 스타들의 옛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추억의 전시가 될 것이다.

이룸갤러리에서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약 일주일간 대한민국 풍경사진 거장전 '천년의 신비'전이 열릴 예정이다. 유영기, 이정수 등 산악사진가들의 산사진을 통해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 브레송에서는 10월 19일부터 11월 4일까지 건축과 사진의 만남 '골목은 살아있다'전이 열린다. 개발로 사라진 옛 골목의 추억을 되새기며 골목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충무로 거북상조회 소속 상가에서는 '프로젝트 충무로 사진전'이 열린다. 골목 내 음식점, 카페, 병원 등 46곳의 상가 내부에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상가를 찾아 골목을 걷다보면 머리 위로도 사진을 볼 수 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걸개 사진전'. 작품 사진을 현수막에 프린트해 골목 사이 상공에 전시해둔 것이다.

골목 내 임대 건물 중 비어있는 공간 30여 곳은 10월 13일부터 28일까지 2주 동안 사진 갤러리로 탈바꿈 한다. 사진축제 현장에 가면, 이들 도시갤러리를 통해 일상의 공간에서 예술작품을 만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인과 예술가가 함께 도시를 예술로 숨 쉬게 하는 공공예술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충무로 사진축제를 즐기는 방법

2012 충무로 사진축제는 도심 속 골목 곳곳에서 전시와 행사가 열리고 있고, 전시일정도 제각각이라 행사장 위치와 날짜를 반드시 확인하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다소 복잡할 듯도 싶지만, 일단 본전시가 열리고 있는 극동빌딩부터 들르도록 하자. 극동빌딩은 충무로 역 5번 출구로 나와 앞으로(명동방향) 50m 내려가다 보면 나온다. 삼거리 직전에 위치한 큰 건물이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본전시도 관람하고, 사진축제 관련 안내문도 꼭 챙기자. 충무로 골목 현수막 사진이나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골목 상가, 갤러리 등의 위치는 무턱대로 찾아가면 찾기가 쉽지 않다. 본전시장 로비에 비치되어 있는 안내문의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는 것이 좋다.

본전시는 극동빌딩 로비와 2층에서 열리고 있다. 2층은 양쪽에서 각각 전시가 열리고 있으므로, 로비 양쪽에 있는 계단을 통해 두 곳 모두 각각 올라가 전시를 관람해야 한다. 본전시장 바닥에는 화살표로 동선을 표시해 두었으니 이를 따라다니는 것이 좋다.

본전시를 모두 관람했다면 축제 안내문에 있는 지도를 따라 극동빌딩 옆 갤러리를 찾아가자. 이들 갤러리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전시 일정이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날짜와 위치를 반드시 확인하고 찾아가도록 한다.

극동빌딩 뒤쪽 골목 상가에서는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가게 입구에는 노란 안내문이 붙어 있으니 확인 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이곳 상가들은 토요일 늦은 시간과 일요일에는 대부분 문을 닫는다. 그러므로 축제장을 찾을 때는 토요일 오전이나 오후 늦지 않은 시간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 벼룩시장이나 각종 세미나가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고 있어, 축제를 제대로 즐기기에는 평일보다는 토요일이 더 좋을 것이다.

사진 벼룩시장은 오는 28일까지 매주 토 · 일요일 극동빌딩 옆 인도 변(수표로길) 에서 열린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번 벽룩시장에는 사진기, 렌즈, 필터, 가방 등 다양한 사진관련 제품들을 가지고 나와 팔수도 있고 살 수도 있다. 이번 축제가 사진가들이 참여하는 축제이다 보니 특별한 물건도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인근 카메라점들, 사진인들이 참여한다고 하니 한번 들러볼 만 할 것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축제기간 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각종 사진 관련 워크숍이 진행된다. 스타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이나 흑백사진 만들기, 사진 노하우를 전해들을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워크숍 내용 및 참여 신청은 사진축제 누리집 (http://www.chungmuropf.com/) 을 참고하도록 하자.

사진가들의 자원봉사로 진행되는 첫 번째 사진 축제이다 보니 다소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은 듯싶다. 6일 개막 후 많은 부분 개선되고 진행도 보다 매끄러워졌다 하니, 원하는 전시 일정에 맞춰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012 충무로 사진 축제'는 10월 5일부터 11월 4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문의 : 2012 충무로 사진 축제 사무국 02)2269-2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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