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검객’을 꿈꾸는 그녀의 도전
발행일 2012.07.24.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이번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들 중 10명은 서울시 직장운동경기부 소속이다. 선수들 모두가 출중한 기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는 기대가 따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펜싱 종목의 전희숙 선수는 주목할 만하다. 그녀 자체와 출전하는 종목 모두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알고 보면 매우 흥미롭다. 전희숙 선수와 조종형 서울시청 펜싱 감독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보니 어느새 리포터도 그녀와 펜싱에 빠져들었다. 런던올림픽에서 그녀가 휘두를 칼날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금만 알아도 재밌다
모든 분야가 그렇긴 하지만 펜싱도 알면 재밌는 종목이다. 우선 펜싱에는 플뢰레, 에페, 사브르 등 총 3가지 종류가 있다. 이 3가지 종류는 지니고 있는 각각의 룰과 특성 모두가 다르다. 에페는 누구든 검 끝으로 먼저 찌르는 선수가 득점을 하게 되는 단순한 경기로 룰이 없고 약간의 시간차로도 득점이 될 수도, 실점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제일 스피디하다.
사브르는 찌르기와 더불어 베기까지 가능해 보다 역동적인 경기라 할 수 있다. 단순하고 빠른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전희숙 선수가 출전하는 플뢰레는 펜싱 종류 중 가장 흥미진진하다. 검 끝으로 상대의 얼굴과 팔다리를 제외한 몸통을 찔러야만 득점이 인정되기 때문에 세 가지 종류 중 제일 디테일이 살아있다. 공격을 당하는 선수는 반드시 방어에 성공해야만 공격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격을 하건 당하건 간에 서로 속고 속이는 두뇌싸움과 전략까지 곁들여진다. 공격에 성공할 때 쾌감도 크다. 전희숙 선수는 "공격했을 때 생각한대로 득점하면 쾌감을 느껴요"라며 플뢰레의 매력을 전했다.
펜싱 단체전에는 개인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바로 선수배치다. 양 팀 선수 3명이 1명씩 돌아가면서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 배치를 경기 시작 전까지 알 수 없단다. "에이스들끼리 맞붙을 때도 재밌고, 또 운명의 장난으로 에이스와 제일 약한 선수가 붙어도 그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습니다. 양 팀은 에이스를 어디 배치할까 고민이겠지만요." 조종형 서울시청 감독은 말을 이었다. "2012 런던올림픽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는 전희숙 선수와 남현희 선수, 에이스가 둘이나 됩니다. 단체전의 새로운 신화를 기대해볼만하죠."
아버지 영정에 금메달 걸어드리기 위해…
전희숙 선수를 오랜 시간 가까이서 지켜봐온 조종형 서울시청 감독은 그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랭킹 13위에 들 정도로 실력이 좋습니다. 하지만 실력만큼이나 성격 또한 좋아 전 선수를 미워하는 사람이 없어요. 이해력과 포용력이 뛰어나 단체전에서도 빛을 발하죠." 전 선수의 또 다른 강점은 자기관리능력이다. "현대 스포츠는 과거와 달리 스스로 알아서 자신을 관리하는 능력이 실력을 좌우하는데 전 선수는 자기 관리에 워낙 철저해 휴가를 길게 줘도 걱정이 없을 정도입니다." 조 감독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나이 상으로도 플뢰레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전성기란다. 명확한 목표도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정에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것. 죽기 전에 딸이 올림픽에 나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하셨던 아버지셨단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딸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그녀다. 런던 올림픽에서 펼칠 그녀의 승부가 한층 더 기대된다.
올림픽, 남은 것은 승부다
전희숙 선수의 도전은 런던 올림픽 개막 첫날 개인전을 시작으로 8월 2~3일 단체전으로 끝을 맺는다. 그녀는 인터뷰 후 출국해 현재는 현지에서 연습 중에 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승부다. 매순간 지고 있다가 역전할 때 쾌감을 느낀다는 영락없는 승부사는 인생의 절반을 차지했던 펜싱으로 국제무대에 서게 될 것이다. 그녀에게 각오를 물었다. "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입니다.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기왕이면 금메달이 좋겠죠.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다고 하니까요."
이번에 해설위원으로 함께하는 조종형 감독에게도 런던 올림픽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다 출전권을 얻어낸 만큼 중계를 통해 펜싱이 시청자들을 만날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이번이 펜싱 홍보에 있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란다.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새로운 펜싱 역사를 쓰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또 다른 바람이 있다면 최대한 많은 선수들이 4강에 진출해 더 많은 분들이 펜싱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펜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중계할 때 어려운 불어 용어들을 순화시켜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을 할 것입니다. 펜싱, 지켜봐주십시오."
아직은 대중들에게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관심 있는 사람이 있어도 서울 내에 펜싱을 할 만한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소속 선수들이 훈련할 곳마저 마땅치 않다. 그러나 지금 선수들은 규칙적으로 훈련만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펜싱 국가대표들의 좋은 성적이 펜싱 인프라 및 펜싱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 선수들의 좋은 성적을 위해 뜨겁게 응원해본다. 이 응원이 전희숙 선수를 포함한 펜싱 국가대표들에게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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