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들 이대 앞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양준희

발행일 2012.01.31. 00:00

수정일 2012.01.31. 00:00

조회 3,135

[서울시 하이서울뉴스]서울 신촌역 공영 주차장, 20일 오후 춘절을 맞은 중국 관광객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이 차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차장은 대형 버스로 만원이 되었고 주차장을 못 찾은 버스들은 승객을 하차한 채 2시간 뒤에 다시 온다는 말만 남기고 이내 한강 변 주차장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여행 마지막 날 공항에 가기 전 쇼핑을 하러 온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지금까지 이대 골목을 찾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이대 특유의 문화를 접하러 오는 배낭족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외국인 쇼핑객들로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더구나 개인 단위가 아닌 커다란 쇼핑백을 든 단체 관광객들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는 풍소윤(35)씨는 가족들이 유난히 한국 물건을 좋아하는데 의외로 물건 값이 저렴해 즐거운 쇼핑이 되었다고 했다. 처음 한국을 찾았는데도 기대 이상의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아 조만간 다시 한 번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들 사이에선 제 2의 명동으로

주변 상인들은 이들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얼어붙은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었다고 반색을 한다. 몇 년 전 이대 근처 대형 쇼핑몰들이 글로벌 경영 위기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을 떠올리면 그럴만도 한 일이다. 이대역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의 말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의 기능성 기초화장품을 특히 좋아해 가족들 몫까지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대 앞 골목길은 1970년대 맞춤옷 전문점을 시작으로 1980년대 청바지 패션, 1990년대에는 보세의류 등이 가세하면서 전통적인 ‘패션의 거리’가 만들어진 곳이다. 하지만 2000년도 초반 홍대 상권에 젊은 층의 클럽문화가 조성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홍대 쪽으로 옮겨졌었다.

같은 기간 상가임대 현황을 보게 되더라도 홍대 쪽은 평당 임대료가 30 ~ 40 % 오른 반면 이대 쪽은 오히려 내려가는 추세였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고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결국 경기 침제의 여파와 주변 상권과의 차별화 시도에 실패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오히려 줄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그런 공백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채워주는 상황이 발생한 것. 이대 골목은 다시 한 번 호황을 맞게 된 것 같다.

이대 정문에서 사진 찍으면 부자가 된다?

특히 지하철 2호선부터 이대 정문을 지나 경의선 신촌역까지 이어진 일명 ‘ㄱ' 자 거리와 주변 골목길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아주 인기 만점이다. 전체 길이가 약 1km 정도의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외국 브랜드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즐비하여 쇼핑만으로도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 이대 거리 특유의 문화와 함께 한국 정서를 엿볼 수 있어서 외국인들에게 크게 어필되는 부분이라는 게 공통된 시선이다. 게다가 이대 정문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소문이 중화권 관광객들 사이에 소문으로 번져 앞으로도 꾸준한 관광객 유입이 예상된다. 상인들 역시 이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하여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간판은 물론 현지 언어가 가능한 직원들을 매장에 배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광협회는 2010년 4월부터 통역 안내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6명의 인원을 추가 배치하면서 관광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에 따라 약세를 보이던 임대 보증금과 월 임대료도 최근 들어 크게 오르는 추세이다. 이화여대 앞 도로의 4평 매장은 임대보증금 7000 ~ 8000만원에 월 임대료가 300~330만 원 정도로 2011년에 비해 이미 30% 이상 상승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제 여파를 겪는 상황에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를 일이다. 따라서 이대 앞 상인들은 지금이 관광거리로 자리매김할 최적의 시기라면서 인근 홍대 상권과의 차별화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말 이대앞거리가 서대문구 문화 관광 특구로 지정 된 일은 여러 가지로 크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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