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보시죠? 여기 한번 가보세요
발행일 2011.09.21. 00:00
청룡사는 고려 태조5년(922) 도선국사의 유훈에 따라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자락에 지어진 절이라 하여 청룡사라 이름 붙여졌다. 특히 왕실 사찰로서 왕건이 후삼국 통일 위축기도를 올렸고 고려 공민왕비와 태조 이성계 딸 경순공주, 이조 오백년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산 단종비 정순왕후(허경스님) 등 왕실 여인들이 출가 후 수도 하던 유서 깊은 절이다. 또한 정업원의 역할도 수행한 가람이다.
세조에 의해 왕위가 찬탈된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등 17세 나이로 정순왕후와 헤어져 영월 땅 청령포로 귀양가고 정순왕후 송씨는 희안, 지심, 계지, 세 시녀들과 이곳 청룡사로 와서 64년 동안 단종이 유배 간 영월을 향해 단종의 명복을 빌며 생을 마감했다. 청룡사에서 마을을 따라 올라가면 정순왕후 송씨가 영월로 유배 간 단종의 명복을 빌며 통곡했던 동망봉 절벽이 있고, 세조가 조카며느리 정순왕후 송씨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 지어 주었다는 동망정도 있다.
동망봉에는 영조가 직접 쓴 어필이 새겨진 바위가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이 되어 그 바위가 깎여 나가고 지금은 흔적도 없어 우리들을 슬프게 하고 있다. 그곳은 지금 공원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휴식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조 500년 가장 비극적인 운명의 단종비 정순왕후가 슬픈 생을 살다간 곳 인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종로구에서 한 번씩 추모 행사는 하고 있다고 했다.
세월이 흐르고 왕이 바뀐 후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에게 집과 양식을 내리겠다는 왕실의 배려가 있었지만 정순왕후는 이를 끝까지 거절했다. 정순왕후가 생계를 위해 염색을 하던 곳이 자주동샘이란다. 청룡사 스님이 일러준 곳으로 가보았다. 큰길을 따라 낙산 쪽으로 가다 보면 높은 위치에 이정표가 있었다. 자주동샘은 정순왕후가 주위에 자라고 있는 주취라는 풀로 천에 물을 들여 장에 내다 팔아 연명하던 곳이다. 주취는 붉은 풀인데 천에다 물감을 들이면 자주색물이 곱게 든다. 지금은 주취라는 풀은 나지 않고 있다.
정업원 주위 동망봉 근처에 살고 있는 여인들은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 일가의 어려운 삶을 볼 수가 없어 금남의 여인시장을 만들었다. 지금은 골동품들을 파는 시장으로 바뀌어 잠시 시장 구경을 했다. 마지막으로 영도교로 향했다. 청계천에 위치한 영도교는 영월로 유배 가는 단종과 정순왕후가 영원히 생이별했던 곳으로 단종이 영영 돌아오지 못한 다리라고 해 영도교라고 이름 지어졌다. 영조47년에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의 기구한 삶에 관심을 갖고 그녀가 살았던 숭인동, 창신동 일대를 사적지화 했다. 영조는 1771년 9월 6일 날 친히 청룡사에 들러 사도세자의 천도재를 지내고 일생을 마친 정순왕후를 기리며 ‘정업원 구기’라고 비석을 내리고 영조의 친필로 비석에 ‘정업원 구기’라 새겼다. 정순왕후가 아침 마다 오르던 ‘동방봉’에도 글자를 새겼다.
요즘 TV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인기다. 어린 조카 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수양대군과 당시의 역사적 소용돌이가 묘사되고 있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급기야 죽음까지 맞는 단종과 정순왕후의 슬픈 일생이 묻어있는 현장이 우리 가까운 곳에 있으니 한번쯤은 돌아 볼만하다.
* 정업원이란?
원래 궁궐 안에 있는 법당 이름이다. 왕비, 공주, 비빈들이 바깥 출입이 어려울 때 기도하던 사찰이다. 영조대왕이 청룡사에 들러 여러 명의 왕비와 공주, 상궁, 시녀들이 스님이 되어 이곳에 있었다는 소리를 듣고 청룡사라 부르지 말고 ‘정업원’이라 부르게 했다고 한다. 그 후 1771~1823년까지 정업원으로 불렸다. 1823년부터는 순조의 어명으로 다시 청룡사로 부르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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