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처럼 신기한 소리랑 놀자!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고은빈

발행일 2011.03.03. 00:00

수정일 2011.03.03. 00:00

조회 2,018

우리는 감각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인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혀로 맛을 느낀다.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의 삶은 불편해진다. 하루라도 볼 수 없다면, 들을 수 없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감각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당연하기에 특별하다거나 재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감각이 예술이나 기술을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서로 다른 꿈, 디자인 소리를 만나다>展처럼 말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지하 1층 이벤트 홀. 다소 허전해 보이는 전시장이지만 이곳에는 재미있는 소리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전시회장은 조용하다. 그럼 소리는 어디 있냐고? 숨어 있다. 이 소리들을 직접 찾아보는 것이 바로 전시회의 포인트다. 보통 소리들은 귀로 자연스레 들려오지만 이곳의 소리는 다르다. 소리에게 다가서고 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 그럼 꽃샘추위에 움츠러든 온 몸을 쫙 펴고 이제 소리를 찾아 재미있게 놀아볼까?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이 전시회에서 단연 인기인 ‘움직임, 소리를 지휘하다’이다. 멀리서 보니 큰 모니터, 스피커 등 장비들뿐이다. 그냥 멀뚱히 보고만 있으면 이 전시를 절대 볼 수 없다. 신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몸이 악기가 되기 때문이다. 모니터가 사람을 인식하면 그 순간부터 사람의 움직임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단지 손을 흔들 뿐인데 피아노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경적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움직임을 더 크게 하면 할수록 소리는 점점 더 크게 들린다. 또한 사람의 움직임은 모니터에 그래픽으로 나타난다. 움직일 때마다 색색의 불빛들이 나타난다. 본인의 움직임을 귀로 듣고 새로운 형태로 볼 수 있어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단다.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다양한 컨트롤러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합주할 수 있는 ‘소리, 어우러지다’는 악기를 연주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일정한 박자의 다양한 멜로디와 비트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각의 소리들은 이내 하나의 음악이 되어 전시장을 울린다. 또한 일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초지향성스피커를 이용한 ‘동대문 소리’는 꽤 흥미로웠다. 멀리 있을 때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다가 원형의 작은 발판 가까이에 다가서거나 그 위에 올라서면 소리가 들렸다. 특히 발판 위에 올라서면 주변에 스피커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하철, 야시장 등의 동대문의 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이 초지향성스피커는 좁은 단위의 구역에서만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박물관 같이 전반적으로 조용한 곳에서의 정보전달에 용이하다고 한다.

간단한 과학 원리가 들어있는 재미있는 작품들도 있었다. 각각 손잡이 하나씩을 잡은 뒤 서로의 손을 잡거나 얼굴을 만지면 소리가 나는 ‘접촉, 소리를 내다’나 연필로 선을 그은 상태에서 연필을 떼지 않고 선을 손으로 만지면 소리가 나는 ‘소리 내는 마술 펜’은 인간의 몸이나 흑연이 도체라는 사실을 이용한 것. 전극을 이용한 주파수 변조장치를 통해 소리를 발생시킨다고 한다. '소리, 동굴을 만들다'는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센서와 소리를 왜곡하는 변조 장치를 사용, 계단을 오르면 마치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것같은 느낌이 들도록 설계된 작품이다.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교사 스테파니는 휴가 기간 중 서울에 방문해 동대문을 둘러보던 중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기술과 소리가 접목된 ‘움직임, 소리를 지휘하다’가 특히 재밌었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소리와 놀며 가족들과 함께 감각적인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들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흥미롭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 전시기간: 4월 3일까지
- 전시장소: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지하 1층 이벤트홀(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번 출구-왼편으로 직진- 홍보관 옆 임시 통로 이용- '해치' 모형이 보이는 곳이 전시장 입구)  

- 관람료: 무료
- 문의: ☎02-2266-7077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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