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꾸미는 기대(器臺)를 만나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정상미

발행일 2011.01.26. 00:00

수정일 2011.01.26. 00:00

조회 2,556

호림박물관 신림본관 1층 고고실에서는 우리나라 고대 토기 그릇받침(器臺)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원통모양 그릇받침을 주제로 한 '비움과 꾸밈으로 올린 토기 - 그릇받침Ⅰ'전이 1월 18일 개막한 것. 그간 활발한 특별전으로 분주했던 신사분관과는 대조적으로 한산했던 호림박물관 신림본관이 2011년과 함께 그릇받침 시리즈 기획전을 시작으로 활기찬 출발을 알렸다.

둥근바닥 항아리를 받치는 기능의 토기를 그릇받침이라 하는데 고대 토기 중에서도 그 모양과 쓰임새가 유달리 독특한 유물이다. 납작바닥 토기가 널리 쓰인 고구려를 제외한 신라, 백제, 가야 등지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한다. 크게 화로모양, 바리모양, 원통모양으로 구분되는 그릇받침. 이번 기획전의 첫 테마는 원통모양이다. 화로모양과 바리모양 그릇받침이 일반용기와 받침으로서의 기능이 복합된 것인데 반해 원통모양 그릇받침은 처음부터 받침의 용도가 강화된 것이었다.

특히 대형 원통모양 그릇받침은 항아리를 받칠 뿐 아니라 높이 올리는 기능이 강조된 토기이기 때문에 제례, 의식용 토기였다고 추정된다. 토기 중 4세기 것은 집자리 및 조개더미와 같은 생활유적에서 종종 발견되지만, 5세기 이후의 것은 제사유적 혹은 무덤의 한쪽 모서리나 무덤 주위의 제사장 등 특정 지점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는 원통모양 그릇받침이 제례용 토기였다는 추정에 힘을 더한다. 커다란 몸체와 뛰어난 조형미를 미루어 짐작컨데 의례를 화려하고 장중하게 장식하는 용도였을 것.

4세기부터 6세기까지 가야에서 발견된 원통모양 그릇받침이 전시된 고고실은 제례에 사용되었을 토기들로 인해 엄숙함이 그득하다. 새 장식이 재미있는 소형 원통모양 그릇받침과 마주친 후 안쪽으로 향하면 이내 길쭉한 몸통을 자랑하는 중・대형 원통모양 그릇받침을 만날 수 있다. 단조롭고 소박한 4세기의 원통모양 그릇받침은 5세기에 들어서면 무늬와 장식이 보다 화려해지며 크기도 더욱 커진다. 원통모양 그릇받침과 함께 가야의 철갑옷과 투구도 전시되어 흥미를 더한다.

이번 기획전은 봄까지 계속된다. 고요한 그릇받침 기획전을 찾아 고대 토기 속에 간직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과 미처 알지 못했던 매력을 발견해보는 건 어떨까? 1층 고고실 뿐 아니라 2층 도자실의 금속 공예실, 서화전적실의서 백자주자(국보 281호), 금동탄생불(보물 808호), 추사 김정희의 간찰 등 약 7,000여 점의 유물을 관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관람 후 고풍스럽고 단아한 박물관 정원을 거닐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기쁨도 빼놓을 수 없다.

신림 본관(일반관람료 4,000원)과 신사 분관(일반관람료 6,000)의 관람료를 한 번에 지불하고 양 박물관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연계 관람권을 받아 이용해도 된다. 휴관일은 매주 일요일과 설날, 추석 연휴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로 단, 입장은 4시 반까지다.

문의: 호림박물관 신림본관 ☎02) 858-2500

-이제 긴 겨울방학도 끝을 향해갑니다. 이것으로 '겨울방학 맞은 아이들과 가볼 만한 곳' 10회 연재를 마칩니다.

#호림박물관 #그릇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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