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그린 ‘얼음 그림’의 신비
발행일 2011.01.04. 00:00
2011년 들어서 한강에 첫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전거에 올라탔다. 기온이 낮은 아침과 저녁에는 안전사고가 염려되지만 한낮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대지를 살포시 덮어주어 조심만 한다면 자전거를 타는데 무리가 없다. 지난 해 이맘때에도 체감기온 영하 25도 한파에 자전거를 타고 나서서 한강의 얼음 예술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그때를 못 잊어 찾은 광나루 공원 한강변. 쌓인 눈과 얼어붙은 한강의 경계선마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다.
자전거를 한 쪽에 세워놓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데 한 무리의 참새 떼가 놀라 후드득 날아오른다. 광진교 아래는 이미 15센티미터 두께로 얼어붙어 있었고 아이들은 그 얼어붙은 한강에서 즐겁게 뛰어논다. “위험하니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거라~” 아이들을 타이르는 엄마의 목소리도 들린다. 커다란 개를 끌고 산책 나온 노신사도 꽁꽁 언 한강에 거침없이 들어가 발걸음을 옮긴다. 근교에 있는 광나루공원 치안센터에 들러 이곳 순찰 담당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이렇게 한강이 꽁꽁 얼면 사고 시 어떻게 구조를 하는지 궁금했다. 구조대는 사고가 발생하면 잠수복을 입고 얼음 속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술에 취한 사람이 광진교에서 떨어져 그를 구조해냈다고. 강변에 정박해 있는 구조선은 한강물이 꽁꽁언 상태에선 무용지물이 된다고 한다.
다시 자리를 옮겨 천호대교 아래를 지나 올림픽대교 아래쪽으로 향하면서 또 다른 겨울 풍경에 취했다. 잠실철교 아래에선 성내천과 만나는 곳인 지천 횡단교량을 새롭게 건설 중이다. 이곳은 자전거 탄 사람들과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의 사고유발 지역이기도 하다. 잠실 철교 위에 올라서서 한강을 내려다보며 멀리 잠실교 아래쪽까지 줌으로 당겨 사진을 담아본다.
한강에서 아름다운 얼음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유속이 빠르지 않은 곳, 광진교와 잠실철교 사이가 제격이다. 다른 곳은 유람선의 왕래로 인해 유속이 있으므로 얼음이 잘 얼지 않는다고 한다. 강추위에 얼어붙은 한강물, 얼음강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그림 전시회는 그야말로 환상이다. 잠실철교 위에서 사진을 담고 다시 걷고 싶은 다리 광진교에 도착해 또 다른 얼음예술 감상에 빠져본다.
교량에 설치된 문화전시공간인 ‘리버뷰 8번가’에 들러 사진 전시회도 관람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대부분이었으며 교각 아래 흐르는 물결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투명 유리판 위엔 겁이 없는 아이들이 뛰어 다닌다. 추운 날씨였지만 한강 둔치 산책길에는 사람들이 겨울 산책을 하고 있고 자전거 탄 사람도 몇몇 눈에 띈다. 자연은 늘 신비롭다. 추운 한강에서 본 풍경, 특히 강 위에 그려진 얼음 그림이 올 겨울 큰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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