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을 뛰어넘은 사랑이야기 '피맛골 연가'
발행일 2010.08.27. 00:00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 구름 같은 저 말을 잡아타고 집채보다 큰 높은 가마 타고 하늘에 닿을 감투 눌러쓰고 나리님 오기 전에/ 예이, 예이, 물렀거라! 여봐라, 길 비켜라! 예이, 예이, 물렀거라! 벽제의 호통소리 ……. 지난 26일, 남산창작센터 공연연습실에서는 서울시와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제작한 창작뮤지컬 '피맛골 연가'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50여 명의 배우들은 피맛골 연가 OST 중 하나인 ‘피맛골’에 맞춰 피맛골 연가 오프닝 장면을 거듭 연습했다.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반복하며 좀 더 완성도 높은 장면들을 만들어내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배우들과 스텝들. 이들의 열정으로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의 열기는 여름 한낮의 열기보다 더 뜨거웠다.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 것은 약 2개월 전. 공연을 일주일 정도 앞 둔 요즘은 아침 열시에 모여 오후 열시까지 맹연습 중이다. 이날은 해금 피리 태평소 가야금 등 우리의 정서를 잘 살려 낸 국악이 가미된 퓨전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안무를 맡은 이란영씨의 안무지도가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2008년 작품 지명 공모를 시작으로 2년여 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오는 9월 4일부터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 '피맛골 연가'는 서출인 김생과 사대부 여인 홍랑의 4백년의 시공을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1막은 1600년대 피맛골을 배경으로 우연히 만나 짧은 사랑을 하게 된 김생과 홍랑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 주고, 2막은 1930년대 경성으로 무대를 옮겨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김생과 홍랑이 하룻밤의 연을 맺고 헤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통 소재인 금오신화의 이생규장전을 모티브로 해서 배삼식 작가에 의해 창작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 '피맛골 연가'는 우리의 전통적 소재에 뮤지컬이라는 현대적인 옷을 입혔다. 음악 또한 우리의 전통 가락을 바탕으로 해 현대적인 음악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뮤지컬 넘버 32곡은 공연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음원이 공개되면서 특히 피맛골 연가의 대표 OST ‘아침은 오지 않으리’(김생 홍랑 듀엣곡), ‘푸른 학은 구름 속에 우는데’(김생 솔로곡), ‘한천년’(행매 솔로곡), ‘피맛골’(앙상블 배우들의 합창곡) 등의 멜로디들은 들을수록 익숙해지는 중독성이 있다는 평이다. 특히 뮤지컬 무대에서 세트가 들어오고 빠지는 업 다운의 일반적 진행 방법을 쓰지만 피맛골 연가에서는 무대가 ‘열리고 닫히고 흐르는’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무대를 위해 텐테이블을 이용한 빠른 전환을 보여줄 에정이며 전통적이며 동양적인 정서와 표현 방법들을 다양한 방법들이 투입되어 감각적이며 신선하다. 연출을 맡은 유희성씨는 “이번 피맛골 연가에서 함께 작업하는 극본 배삼식, 작곡 장소영, 안무 이란영, 무대디자이너 서숙진씨 등 스텝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의 최고의 뮤지컬 제작진이다. 각 스텝들은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각자 가지고 있고, 그 노하우들이 서로 상호 보완작용을 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완성도 높은 대형 뮤지컬을 탄생시킬 것” 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무대에 선 배우들 모두가 실력파들로 피맛골 연가를 빛내고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찬사를 받고 있는 양희경이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김생과 홍랑의 아름다운 사랑을 연결시켜주는 중매쟁이 역할의 행매역을 맡아 열연하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여 평론가뿐만 아니라 관객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박은태가 주인공 김생으로 출연한다. 또한, 뮤지컬 미녀와 야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통해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은 조정은이 홍랑을 맡았으며, 10대에서 60대까지 경쟁력 짱짱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50여 명의 탄탄한 실력파 배우들이 앙상블을 이룬다. 연출을 맡은 유희성씨는 “주연 배우들의 우수성뿐 아니라 앙상블 배우들은 전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실력 있는 배우들로 타 작품에서는 주연급 배우들로 차세대 뮤지컬 스타로서의 자질을 갖춘 보석 같은 배우들이다. 음악성, 연극성, 움직임까지 어디 내놓아도 손색없는 배우들이 집합해 만든 뮤지컬이 바로 피맛골 연가다.” 라며 캐릭터가 뚜렷하고 연기력과 음악성이 잘 갖춰진 배우들만을 선발했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고 관람료를 여타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50% 이상 저렴하게 책정했기 때문에 서울시민들 대부분이 관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품은 배우와 스텝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국엔 관객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2년 동안 대본과 음악, 안무 등을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인 작품인 만큼 자신있게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의 몫은 그렇게 만들어진 피맛골 연가라는 대형 창작 뮤지컬을 관람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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