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예쁜 마을

admin

발행일 2010.07.01. 00:00

수정일 2010.07.01. 00:00

조회 2,576

달동네 예술 명물마을 … 홍제 3동 '빛그린 어울림 개미마을'

서울 인왕산 자락 끝 언덕길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찾아갔다. 25일 찾아간 동네는 집집마다 벽화의 선명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간혹 대문이 열린 곳에선 중년의 아주머니나 할머님께서 화초를 가꾸거나 집 안 청소를 하고 있고, 또 어떤 곳은 아저씨가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든 젊은이들이 파인더에 주제를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재래식 화장실 청소를 위해 청소차가 바쁘게 움직이고, 사이렌 울리는 소방차가 지나고, 방역차가 열심히 움직인다.

또, 집집마다 빨랫줄에 걸린 빨래가 바람에 나부끼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평화로운 시간이다.

저소득층이 많이 살고, 언덕길을 따라 급경사가 많은 지역이지만, 최근 마을은 예술마을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성균관대, 건국대, 상명대, 추계예대, 한성대, 등 학생미술작가들이 마을을 한껏 산뜻하게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도 협조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마을에는 210세대 42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공간에 공공미술이 도입되자 마을은 한결 밝고 여유로워졌다.

개미마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개미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

개미마을은 6.25 전쟁 이후에 만들어졌다. 마을 이름은 주민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개미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홍제동은 옛날 중국 사신들이 왕래하는 육로로, 이 지역은 ‘홍제원’이 위치한 데서 현재 동명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곳이 지금은 서대문구와 금호건설이 마련한 ‘빛그린 어울림 마을’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서울 시내 미대 학생들은 마을을 화폭으로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해바라기 그림을 비롯하여, 고래, 문어, 버스정류장 표기까지 분홍, 파랑, 초록 물감을 사용하여 담장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표현했다.

특히, 마지막 버스 종점에는 유일한 마을 공동 화장실이 있다. 이곳 담장에는 동물의 자화상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으로 서 있다.

마을에 사는 김점순(59) 씨는 “벽화 속의 꽃과 아름다운 그림에 자부심을 느끼고 산다.”고 말했다.
또, 이형민(61) 씨는 “젊은 학생 작가의 붓끝에 쏟아 부은 노력과 정성이 우리 마을을 명물로 만들었다.”고 흐뭇해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골목길이 여기저기 펼쳐진다. 텃밭에서는 먹음직한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다. 저녁이면 밥 짓는 냄새가 구수히 풍기고, 네온이 하나 둘 켜지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마을, 달동네 벽화에는 이 마을 사람들을 닮은 소박함이 나타나 있다.

그림물감이 밴 담장마다 모두가 무릉도원이다. 그려진 꽃들은 물을 주지 않아도 사철 탐스럽고, 아름답다. 나는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담장을 선사해 준 젊은 화가들에게 다시 한 번 마음으로 감사를 전하며, 마을을 빠져나왔다.

◈ 교통편 :지하철 3호선 홍제역 하차 2번 출구 롯데리아 앞에서 마을버스 7번을 타고 약 15분 거리 (주소: 홍제 3동 9-81)


시민기자/이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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