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저녁 데이트코스를 소개합니다

admin

발행일 2010.05.11. 00:00

수정일 2010.05.11. 00:00

조회 8,857

남산 올라가는 방법. 첫 번째, 조금 힘들어도 그냥 걸어서 올라가기. 두 번째,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케이블카 이용하기. 세 번째 방법은? 가장 편하게 남산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남산 정상에 올라 갈 수 있는 방법. 정답은 옐로버스(yellow bus)를 이용하여 남산 정상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럼, 직접 옐로버스를 이용해 보자. 명동입구 버스정류장. 옐로버스를 기다리기를 약 5분. 노란색의 5번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큰소리로 반갑게 인사 하는 연세가 지긋하신 오중석 기사님이다. “가족이 남산으로 나들이하기에는 이 버스만 한 게 없지!” 기사님은 옐로버스의 존재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옐로버스를 타고 남산가는 손님들은 최고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자랑했다.

명동입구를 출발한 5번 버스는 한옥마을을 지나 동대입구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내 손님은 대부분 다 내렸다. 이제, 남산을 오를 준비가 된 사람들만 버스에 남았다. “30년 만에 올라가는 남산입니다.” 화곡동에서 오셨다는 노부부는 오랜만에 가는 남산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이 버스를 친구가 타봤다고 추천해서 타게 됐지!” 노부부에게 남산은 젊은 시절, 추억으로 가득한 곳이라고 했다. 30년 전의 데이트코스를 다시 찾아가는 길이란다.

버스가 남산 북측순환로를 지나, 좁은 산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북측순환로는 승용차 출입이 금지된 구역이라서 옐로버스만의 전용도로다. 버스가 고도를 높여가자 봄꽃과 어우러진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투두둑~” 소리에 깜짝 놀랐는데, 알고 보니 길게 뻗은 나뭇가지에 차창이 스치는 소리였다. ‘아! 이런 게 이 버스의 매력이구나!’ 미소를 머금고 창밖을 바라보는 승객 모두의 마음이 이러하지 않을까. 버스는 북측순환로를 진입한 지 채10분이 지나지 않아 N타워에 도착했다.

“저녁시간에 이 버스를 타면 환상적인 데이트코스죠!” 종점에 도착한 오중석 기사에게 손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시간대를 물어보자 이렇게 말했다. “아침 7시부터 시작해요.” 막차 출발시간은 2, 3번은 11시 30분, 5번은 11시 50분이라고 한다. “회현역을 돌아오는 2번, 이태원을 돌아오는 3번, 남대문시장을 돌아오는 5번 등 총 3개 노선에 14대의 버스가 운행 중입니다”라며 친절하게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렸다. 남산타워에 올라가 시원하게 펼쳐진 서울 전경을 바라보자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다. ‘아차, 오늘의 목적은 남산구경이 아니지!’ 남산을 내려가는 옐로버스로는 2번 버스를 선택했다. “어서 오세요!” 활짝 웃으며 반겨주는 버스기사는 한자동 기사님이다. “외국 손님들? 간단한 의사소통은 자신 있지!” 기자가 외국 분들이 많이 타실 텐데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더니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안녕히 가세요!” 한자동 버스기사의 친절한 인사를 뒤로 하고 버스에서 내렸다.

옐로버스를 운영하는 북부운수 이근성 총무부장은 “남산은 가족들이 나들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라며 “연세도 지긋하신 버스기사가 아이들에게는 할아버지 같은 포근한 인상을 주고, 실제로 운전도 편안하게 하시기 때문에 옐로버스의 기사들은 특별히 선별된 분들입니다”라고 기사들을 칭찬했다. “이분들에게는 외국인 강사를 초빙해서 외국어 교육을 시킵니다.” 옐로버스기사들은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까지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외국인을 만나도 문제 없다고 말한다.

남산 길을 꼬불꼬불 올라가는 옐로버스는 가족 나들이의 교통수단이 되어주기도 하고, 혹은 다리가 불편한 노부부에게는 추억으로 달려가는 다리가 되어 주기도 하며, 젊은이들에게는 야경을 즐기는 도우미가 되어 주고, 외국인에게는 서울에서의 색다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서울의 또 다른 '명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계절에 남산은 온통 봄꽃으로 아름답지만, 연로하신 부모님과 어린아이 때문에 나들이에 엄두가 안 났다면 과감히 출발하자. 남산에 올라갈 때는 옐로버스를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꽃길을 따라 걸어서 내려오는 것도 추천하고 싶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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