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그림에 서울을 담다

admin

발행일 2010.01.19. 00:00

수정일 2010.01.19. 00:00

조회 2,550



시민기자 조윤주


과연 서울의 옛 아름다움을 그대로 옮겨 놓은 섬세한 화가가 있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서울의 여러 장소를 한 폭의 그림으로 절묘하고도 부드럽게 그려놓은 이가 바로 겸재 정선 선생. 이미 방송에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그의 업적은 우리 고유 회화양식인 ‘진경산수화’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옛 시절 그가 5년간 양천 현령에 재직하며 그렸던 양천향교에 위치한 ‘겸재정선기념관’은 그가 그린 [양천팔경첩]의 풍경을 단번에 느낄 수 있도록 자연과 어우러진 깨끗하고도 격조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총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으로 이루어진 전시관은 체험실, 영상실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더욱 정선의 그림세계를 궁금하게 만든다. 1층 양천현아실은 강서의 옛 모습과 더불어 겸재가 어떻게 양천과 인연을 맺게 됐는지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비롯해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유산의 본거지 강서의 의의를 바탕으로 자연문화관광의 콘텐츠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2층으로 자리를 옮기면 본격적으로 겸재 정선의 업적과 더불어 작품 및 해설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갤러리 안에 들어서자마자 흘러나오는 조용한 음악 소리는 정선의 그림들과 겹쳐 마음을 더 없이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의 국토 곳곳을 화폭에 담은 정선은 시대를 넘어갈수록 그 나이에 맞는 감성적인 부분을 매우 특징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패기 넘치는 젊은 시절 금강산을 여행하며 그린 [해악전신첩] 전시는 스크린과 함께 나오는 음악 소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작품의 감상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이 외에도 ‘진경산수화의 완성자’라고 할 수 있는 정선의 수많은 회화 작품들을 다양한 시스템으로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한강의 진경산수화'는 큰 화면에 선택하여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으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학습하며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압구정, 경복궁, 개화산 등 한강을 연결해 길게 늘어선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가며 볼 수 있어 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동네를 다시 한 번 새롭게 느껴볼 수 있게 한다. 이 외에도 관람 후 체험학습실은 아이들 뿐 아닌 성인들에게도 작품에 쉽고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든 재미있는 학습공간을 제공해 준다.

작년 4월 이후 첫 개관 이래로 꾸준히 다양한 기획전시 및 시민 참여 문화행사 프로그램을 제공해온 이곳에서는 현재 1월 31일까지 프랑스, 파리 등에서 활동한 방혜자 화백의 '마음의 빛이 타는 불꽃, 번지는 광휘 방혜자 展'이 1, 3층 기획전시실에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대학원급 이상자에 한하여 겸재정선 관련 주제 학술논문현상공모도 개최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9호선 양천향교 역 1번 출구 도보 10분 거리, 5호선 발산역 30분 거리 이내에 위치해 있으며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는 천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겸재정선 기념관 홈페이지(http://jeongseon.gangseo.seoul.kr)를 참고하면 된다.

국토를 돌며 1,000여 점에 이르는 한국적 미를 어김없이 보여준 겸재 정선. 화폭에 담은 그의 손길은 과감하면서도 관람자들을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자연과 음악 그리고 그림이 완성된 겸재의 그림에서 한국화에 대한 새로운 아름다움과 정서를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초보 관람자들도 쉽게 그리고 서울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나 친근하게, 한강 일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곳 겸재정선 기념관에 가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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