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 왜 우리는 열광하는가?
admin
발행일 2009.12.24. 00:00
한 해의 끄트머리, 작은 소란이 있었다. 그것은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가져도 될 만큼의 소란이었다. 한글이 아름답고 표현하기 가장 좋은 문자임이 분명하지만, 이번 계기로 더욱 명확해졌다. 바로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찌아찌아란 부족이 우리 한글을 공식 문자로 채택하게 된 것. 의미가 변하지 않게 기록할 수 있는 한글을 알게 되면서 얻은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찌아찌아 부족은 '바하사 찌아찌아'란 교과서를 통해 한글을 배우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아미룰 타밈 바우바우 시장 부부를 비롯한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서울을 방문했다. 일정 중 하루인 23일, 광화문광장 지하에 마련된 세종대왕 전시관을 둘러보며 헌화식을 갖고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역사를 한눈에 살펴봤다. 고등학생인 삼실(16)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고, 비드리아나(16)도 “한국의 열정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에 돌아가면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계획”이라며 “세종대왕이 국민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껴진다”고 전시관을 둘러본 소감을 말했다. 방문한 찌아찌아족은 인도네시아 남동 술라웨시 주 부톤섬의 주요 행정도시인 바우바우시에 산다. 이 도시는 4,200㎢의 면적에 15만 인구가 살고 있다. 바우바우시는 1960년 인도네시아에 합병되기까지 600년 동안 부톤 왕국의 수도였다. 긴 역사만큼 부톤 왕국의 부족들은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며 95% 이상이 무슬림 종교다. 교육도 남녀구분 없이 동등하게 주어지고 있다. 이처럼 역사가 오래되어도 활자화되지 못한 문화는 바다 위에 떠있는 배와 같다. 세종대왕이 “나의 백성은 손이 있어도 글을 쓰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글을 읽지 못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우리의 처지도 지금 찌아찌아족과 별반 다르지 않을 터. 그만큼 우리의 언어인 한글은 소중하다. 그러니 한글을 더욱 가꾸고 지켜 나가야 할 의무는 우리 후세대들의 몫이다. 그러나 실상은 은어, 속어, 영어, 일어 등에 섞여 병들고 있어도 모를 만큼 한글에 대한 소중함은 삶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말귀를 알아들을 나이부터 영어 단어를 외우게 하는 조기교육이 팽배한 현실을 잠시 생각해보자. 애국심은 역사교육이 아니더라도 우리 말을 정확히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닐까 하고. 찌아찌아족이 문자를 갖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그들 역사와 문화를 이어 나가고자 하는 바람에서이듯, 한글의 가치는 우리가 잘 활용했을 때에 빛을 발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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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장경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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