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밝히는 다섯 개의 빛

admin

발행일 2009.12.21. 00:00

수정일 2009.12.21. 00:00

조회 3,328

관람객 몰린 백남준 작가의 '거북선' 유작, 미디어파사드에는 나만의 메시지 띄워

기자에게 있어 빛 축제는 빼 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다. 혹자는 언제나 비슷한 빛인데 매해 봐서 뭐하겠냐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회를 거듭할수록 빛 축제가 점점 서울만의 고유한 개성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웃을 돕기 위해 개최되었던 빛의 축제가 서울이라는 도시의 엄연한 겨울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빛 축제도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2009 서울 빛 축제는 미디어 아트와 문화행사를 접목시켜 변화를 추구했다. 또한, 기존에 빛 축제 장소로 활용되던 청계천과 서울광장에서 새로 생긴 광화문 광장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주변건물을 활용한 초대형 미디어 퍼포먼스를 도입, 빛 축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빛 축제의 주요 무대는 광화문 광장으로, 역사의 빛, 문화의 빛, 소통의 빛, 창조의 빛, 휴식의 빛 등 총 5개의 빛을 선보인다. 먼저, 광화문 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는 그동안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故) 백남준 작가의 ‘비정수의 거북선’이 전시되어 있다. 이 작품은 본래 1993년 대전엑스포를 기념하여 만들어진 비디오 설치 작품으로 대전 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번 빛 축제를 위해 특별히 광화문 광장까지 오게 되었다.

실제 크기가 가로 16m, 세로 10m, 높이 4m에 달하는 이 작품은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작품이다. 거북선을 구성하고 있는 총 348대의 낡은 텔레비전, 전화기, 축음기, 라디오, 폐차, 피아노 등과 네온은 함께 어우러져 비디오 아트의 절정을 보여준다. 이토록 특별한 예술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있는가. 사람들이 한파 속에서도 줄을 서서 관람할 정도니 인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방문 전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전시장 내부 관람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관람시간을 알아보고 방문해야 한다. 물론 밖에서 작품이 안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가까이에서 작품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사실을 유념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이순신장군 동상부터 광화문광장 중앙광장, 해치마당까지 펼쳐지는 빛의 광장은 창조의 빛을 선보인다. 빛의 방에서는 평소에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미디어아트를 경험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가령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면 사람의 그림자가 360도로 펼쳐지며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부터,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행위를 통해 여러 가지 빛이 켜졌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작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만약 광화문역을 통해 광화문 광장을 방문하게 된다면 국화, 연화문 등의 전통문양을 형상화한 일루미네이션을 만날 수 있을 텐데,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어 사진 찍는 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계속 걸어서 세종문화회관까지 도착하면, 세종문화회관과 KT 빌딩 두 곳이 다른 건물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미디어파사드 때문이다. 미디어파사드는 건물의 전면을 스크린 삼아 주로 서울의 역사와 전통, 과거, 현재의 모습을 파노라마 영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 이 미디어파사드에 나만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바로 크리스마스 메시지와 새해맞이 메시지를 추첨을 통해 미디어파사드에 띄워주는 ‘천만 시민의 메시지' 이벤트를 통해서다. 새해맞이 메시지는 25일까지 서울 빛 축제 공식 홈페이지(http://winter.hiseoulfest.org/)에서 접수 가능하다. 이 메시지는 총 11일간 매일 저녁 상영된다. 또한 이 미디어 파사드는 12월 24일에서 25일까지는 서울시향이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29일에는 송년음악회의 음악을, 2010년 1월 6일에는 신년음악회의 음악을 영상과 함께 제공한다.

이외에도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장에서는 휴식의 빛을, 청계광장에서는 23m 높이의 초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다. 또한 서울광장에서 진행되는 서울이야기와 겨울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광화문광장에서 청계광장, 청계광장에서 서울광장까지 이어지는 하얀 가로수길도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렇듯 서울의 겨울밤은 반짝이는 즐거움으로 차고 넘친다. 비록 춥지만,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서울의 겨울밤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 겨울의 한 페이지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을 것이다.

프랙탈 거북선 관람시간

평일: 15:00~16:00, 17:00~18:00
주말: 13:00~14:00, 15:00~16:00, 17:00~18:00

시민기자/고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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