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만큼은 프로입니다
admin
발행일 2009.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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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연자들은 ‘화요일에 만나는 정오의 음악회’(일명 화음정) 출신들이다. 화음정은 도봉구가 2004년 5월부터 구청 1층 지하의 조그만 무대를 화요일에 한해 구민들에게 연주할 기회를 주면서 태동했다. 매주 화음정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기타부터 가야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악기를 다루는 순수한 아마추어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연주는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발전했다. 화음정의 목표가 이를 뒷받침했다. 틀리지 않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연주하는 것이다. 화음정은 결국 아마추어에게 힘을 실어주고 열정을 갖게 하는 무대이다. 화음정 회원들은 매년 2회씩 전후반기 음악회를 결산하면서 올해 12회를 맞이했다. 이번 무대는 구청에서 구민회관으로 옮겨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음악회는 인생을 4계절에 비유, 각 계절에 맞는 선곡들로 꾸몄다. 1악장 인생의 봄날은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으로 시작하는 무대이다. 봄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어 여름무대를 수놓은 앙상블들의 연주가 돋보였다. 이들은 각기 다른 악기로 그들의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미리내하모니카 앙상블, 한울림오카리나 앙상블, 화음정 앙상블, 나무소리 앙상블 등이다. 화음정 앙상블은 이번 음악회를 대비해 솔로들이 모여 3개월을 연습했다고 한다. 솔로 중에는 80이 다된 연주자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4악장 겨울무대는 2005년 창단한 도봉실버여성합창단이 출연했다. 화려한 의상만큼 노익장이 뿜어대는 목소리도 정겨웠다. 클라이맥스는 전출연진이 모두 나와 '꽃동네 새동네'를 객석과 함께 부르는 무대로 펼쳐졌다. 이들만큼 자기 사는 동네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싶었다. 그들이 부르는 한 목소리가 노래가사처럼 음악으로 꽃 피우고 행복이 번져가고 있었기에 말이다. 이번 드림페스티벌을 기획 진행한 장수길(48)씨는 무대를 내려오면서 “아마추어 음악은 세상을 아름답게 밝히는 도구”라며 “음악을 즐기는 주민이야 말로 행복한 문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플루트 연주자로 화요음악회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274회 진행하면서 아마추어 음악인들을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도해 왔다. 구청은 그저 주민들에게 매주 음악회 장소를 빌려주었을 뿐인데 거기서 피어나는 음악과 그 문화수준은 상상을 초월했다. 나는 아마추어들의 순수한 열정에 감동받았다. 연주를 듣고서야 비로소 ‘드림‘페스티벌이라는 이름 또한 그들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알았다. 초대받지 않은 사람이지만 내가 도리어 감사표시를 하고 싶을 정도로 고마운 무대였다. 혹여 북적거리는 음악회였다면 내가 받은 감흥은 되레 적었을 것이다. 사람들을 억지로 불러 모으고 행사를 위한 음악회가 난무하는 요즈음 이번 음악회는 소박하지만 연주자들의 선율은 결코 아마추어 같지 않은 솜씨였다. 차분한 객석 분위기도 연주하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힘이 됐을 것이다. 동네를 아름답게 수놓는 주민음악회가 또 다시 열리길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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