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은 겨울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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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12.10. 00:00
시민기자 정연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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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여름에 찾아가면 좋은 청계천과 겨울에 가 볼 만한 청계천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기자의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면 공감가는 면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청계광장을 출발하여 5.5km에 위치하고 있는 고산자교까지가 ‘여름 청계천’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더위에 지친 도시민들은 힘차게 흘러가는 물살의 시원함에 더위를 잊을 수 있으니 도심의 청계천은 ‘여름 청계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려는 ‘겨울 청계천’은 고산자교에서 살곶이공원까지의 2.6km 구간이다. 왕복하려면 10km가 넘으니 걷기에 부담스럽다면, 마장교 아래에 있는 ‘청계천 자전거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한다면 조금 먼 곳까지 갈 수 있다. 대여용 자전거는 대략 50여 대가 있는데, 주민번호와 휴대전화를 입력하면 3시간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살곶이공원을 지나 5.8km 거리의 서울숲까지 다녀오는 것도 겨울의 청계천을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겨울 청계천은 징검다리가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저녁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물위의 징검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편의 시를 읽는 것처럼 어떤 느낌이 있다. 어린 아이가 건너면 아이의 징검다리, 노인이 지나가면 노인과 징검다리, 징검다리가 홀로이면 그 나름대로 이야기가 되고 풍경이 된다. 벤치에 앉아 징검다리를 보는 것도 겨울 청계천의 매력이다. 조금을 걸어가니 억새 숲 사이로 청둥오리 가족의 먹이사냥이 한창이다. 청둥오리가 놀랠까봐 조심스럽게 접근하여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수컷 청둥오리의 눈빛은 “가까이 오면 혼내 줄 거야!” 라는 듯 무섭다. 수컷이 지켜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인지 암컷은 마냥 평화로워 보였다. 이곳은 겨울이면 왜가리, 논병아리, 고방오리, 흰죽지, 백할미새, 넓적부리, 청둥오리, 쇠오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온다. 청계천 하류의 중랑천 합류부 구간은 ‘철새보호구역(연장 2km, 면적 361,316㎡)’이다. 이곳의 또 다른 볼거리는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억새의 물결을 보는 즐거움이다. 억새 물결 속을 걷는 사람의 모습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여유롭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걷는 사람들이 억새구름 사이를 지나는 듯 평화롭다. 이곳을 찾아온 철새들은 귀한 손님이다. 행여, 손님이 불편해 할까봐 이곳의 모두는 조용히 걷거나 달렸다. 햇살 좋은 양지에는 철새무리들이 햇볕을 즐기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벤치에 앉아 철새를 구경하는 할머니들의 말소리조차 조용조용하다. 마장교를 출발하여 30여 분을 걸어가니 목적지로 정했던 살곶이다리가 나왔다. 살곶이다리는 사적 제160호로 지정된 석교로 매우 가치 있는 유형문화재다. 원형대로 복원되어 현대식 다리와는 다르게 난간이 없는 게 과거의 모습 그대로다. 살곶이다리 아래 청계천은 겨울 햇살에 반짝였다. 겨울 손님인 철새가 있고, 억새가 겨울 햇볕에 반짝이는 이곳은 겨울에 멋을 발하는 ‘겨울 청계천’이다. 서울시설공단(www.sisul.or.kr) 청계천관리처에서는 12월 5일부터 ‘청계천 겨울 생태학습 프로그램’이 운영을 시작했다. 철새관찰뿐 아니라 식물들의 겨울나기, 현미경 관찰교실, 공작 체험교실, 생태탐방, 유아생태탐방, 맑은물지키기 등의 7개 코너 중에서 골라서 참가할 수 있다. 그 중 가족 단위의 생태 체험프로그램인 ‘철새 관찰교실’을 추천한다. 전문 강사의 재미있고 유익한 설명과 함께 청계천 철새보호구역 내 조류서식지와 다양한 새들을 망원경과 쌍안경으로 가까이 당겨 관찰할 수 있고 동시에 철새와 텃새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꼼꼼히 배워볼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라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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