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보는 재미, 그 곳에 가고 싶다
admin
발행일 2009.11.30. 00:00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의 정점에서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어주는 북서울꿈의숲에 다녀왔다.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처럼 북서울꿈의숲은 곳곳에서 낭만이 피어났다. 익히 알려졌듯이 북서울꿈의숲은 환경적으로 낙후되고 방치되어 있던 드림랜드 터를 재정비하여 대형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그러나 예전의 낙후된 모습을 버리고 지난 10월에 새로 태어난 공원을 여기저기 거닐다 보면 공원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진다. 자연지형을 최대한 이용하되 인공적인 건축물을 교묘하게 배치해 아기자기한 볼 것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변화무쌍하면서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공원, 그 완성도와 조화로움에 있어서는 서울 공원의 백미라고 감히 일컬을 만하다.
우선 입구를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천천히 옮기다 보면 고즈넉한 대나무 숲과 어우러져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창녕위궁재사가 있다. 등록문화재 제 40호인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齎舍)란 어떤 곳일까? 조선 제 23대 순조의 딸 복온공주와 부마 창녕위 김병주의 재사다. 한일 합병 후, 김병주의 손자 김석진이 일본의 남작작위를 거절하고, 울분을 참지 못하여 순국 자결한 곳이기도 하다. 인조반정 공신으로 영의정을 지낸 신경진의 별장이었으며, 이후 재실이 된 창녕위궁재사(昌寧尉宮齎舍)는 세월이 흘러도 역사적, 건축적으로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다. 그곳을 지나치면 드디어 중심부에 시청 앞 잔디광장의 약 2배에 달하는 대형 잔디광장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높이 7m에 달하는 월광폭포와 연못도 들어서 있다. 이렇게 잘 조성된 공원은 낮에서 밤으로 변하면 기대 이상의 멋진 야경까지 선사한다. 해가 지면 연못에 비춰진 달을 볼 수 있다는 애월정이라는 정자 안으로 들어가면 기둥 두 개 사이로 사각의 프레임 안에 멋들어진 소나무들과 주변 풍광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그뿐인가. 가장 황량한 시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을씨년스럽기는 커녕 색다른 정취를 풍겨내는 북서울꿈의숲은 꽃피는 봄이 오고 신록의 여름을 지나 단풍의 가을로 이어지면서 계절이 바뀔 때면 다채로운 공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경을 설계해 놓았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 태양열을 이용해 저장했던 에너지로 바닥의 모든 조명을 밝히는 친환경적인 북서울 꿈의 숲. 이곳에 녹색 환경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이 적절하게 접목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 있다. 바로 콘서트 홀이다. 퀄리티 높고 멋진 음향을 갖춘 콘서트 홀은 천장의 오픈 기능까지 갖춰 눈길을 끈다. 한 여름밤, 그 천장이 열리면, 하늘의 별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취재 내내 공원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가이드를 자처한, 공원조성과 최광빈 과장은 특히 이 콘서트 홀에서 자신이 손수 선곡한 음악으로 방문객들을 환영했다. 북서울꿈의숲의 콘서트홀을 비롯하여 갤러리, 퍼포먼스홀은 세종문화회관과 연계하여 다양한 문화공연 행사가 꾸준히 열리고, 관람비도 1~2만원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을 부담 없이 볼 수 있다.
또한 웅장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건축구조의 케이블카 전망타워는 이미 많은 서울 시민들의 로망이 되고 있다. 로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 그리고, 그 전망대에서 도봉산, 자운봉 등 멋진 산 능선의 군무를 감상하는 행복에 젖을 수 있다. 어느 곳에 서있든지 정겹게 들리는 새들의 밝은 지저귐 소리,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 중력을 이겨내는 힘찬 분수, 곧은 심지에 절로 숙연하게 만드는 대나무숲,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듯한 산책로, 겨울 방문객을 위해 특별히 조성중인 스케이트장, 연예인의 재미난 입담으로 좋은 방송을 만들어내는 TBS 오픈 스튜디오, 모 유명 드라마의 촬영지가 된 전망타워까지 그 곳엔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혹자는 산이 거기 있어서 오른다고 했던가. 이젠 공원이 거기 있어서 가는 시대가 열렸다. 거기, 그곳. 12월의 낭만이 북서울꿈의숲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일상에 지쳐있다면, 가끔씩 그곳으로 기분 좋은 발걸음을 옮겨 보는 건 어떨까. 시민기자/김윤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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