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렇게 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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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10.13. 00:00
시민기자 이은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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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나온 어린 아이처럼 설렌 마음이었다. 지난 9일, 서울디자인투어의 오후 3시 일정에 참가하는 날, 집결지인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 역 출구에 예정 시간보다 30~40분 일찍 도착하여 잠실 메인 스타디움 주변을 둘러보았다. 야구장 인파와 함께 서울디자인올림픽 행사장 역시 북적거렸다. 파란 가을 하늘도 멋진 디자인의 일부가 돼 주었다. 아리수와 함께 서울 디자인 투어 맵을 건네며 차량으로 인도해준 봉사자 덕분에 출발은 편했다. 첫 행선지인 강남대로를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내다본 바깥 풍경은 주말이라 더 많이 정체된 차량행렬 때문에 디자인투어에 대한 아무런 실감도 사실 할 수 없었다. 가이드는 차 안의 분위기를 읽은 듯 "좀더 달려 우회전하여 테헤란로로 진입하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거리를 볼 수 있을" 거라며, 강남역에서 교보 타워 사거리까지 약 760m 구간에 30m 간격으로 설치된 미디어폴(media pole)에 대한 설명을 미리 해주었다. 그제서야 투어 참가자들은 카메라를 꺼내며 여기저기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12m 높이의 네모난 기둥 형태로 세워진 미디어폴은 인도와 차도 양측면에 LED, LCD 화면이 설치돼 미디어아트와 광고, 뉴스를 비롯한 공공성 콘텐츠를 제공한다. 제일 꼭대기에 있는 조명으로는 가로등 효과를 내고, 제일 하단의 LCD는 터치 스크린으로 실시간 투표, 뉴스 열기 등을 생생하게 전한다. 차에서 내려 실제로 U-Street(유비쿼터스 거리)에 두 발을 딛고, 미디어폴 터치 스크린 앞에 서서 직접 해보기도 하고, 주변 건물들을 촬영하기도 했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설계한 붉은 타일의 쌍둥이 빌딩인 교보타워도 그동안은 건성으로 지나쳤었는데, 유근상의 작품 ‘코리아 판타지’와 함께 강남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내 인근에 있는 또 하나의 특이한 건축물로 시선이 모아졌다. 건축가 김인철이 설계하여 한국 건축가 협회상을 받은 어번 하이브(Urban Hive)는 구멍이 뚫린 백색 콘크리트 외벽이 거대한 꿀벌통을 연상시켰다. 다음은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파크다. 밀린 차량들로 한남대교를 지나면서 한강의 물줄기와 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레인보우 전망대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축물로 서울 성곽의 복원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녹지공간의 역할까지 겸해, 동대문을 디자인 산업의 허브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차 안에서 미리 듣고 도착한 DDP는 동대문뿐만 아니라, ‘디자인 서울’을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확인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갖춘 곳이었다. 서울 시민이면서 서울을 겉만 조금 알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내내 부끄러웠다. 한강 르네상스, 남산 르네상스, 서울을 상징하는 10가지 색상 등등 반나절 동안 서울에 대해 참 많이 알게 됐다. 오전의 다른 시간대 투어에 포함된 선유도 공원과 여의도 공원 코스는 들리지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평소에 꼭 가보고 싶었던 북촌 한옥마을을 샅샅이 들여다 보고 한가롭게 거닐 수 있어서 뿌듯했다. 마치 어린 시절 동네 골목골목이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아서 푸근하기까지 했다. 하늘과 땅을 배경으로 그 안에서 공존하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와 오랜만에 만난 팔랑개비, 기와지붕과 그 담벼락에 늘어진 담쟁이넝쿨까지 모든 소재가 다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소중한 디자인들임에 틀림없다. 서울 디자인 투어는 세 가지 테마를 가지고 10월 25일까지 매주 주말 열린다. 그 첫 번째가 'GREEN SEOUL-서울, 사람과 환경의 공존', 두 번째는 'CONTRAST -서울거리, 대비와 조화', 세 번째는 'DESIGN SEOUL -서울의 디자인 자산'이다. 오늘 기자가 돌아봤던 투어의 테마는 바로 두 번째, 현재 서울이 가진 '대비와 조화'의 모습이었다. 그냥 지나쳤던 서울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싶은 분이라면 서울디자인올림픽 홈페이지(http://sdo.seoul.go.kr)에서 온라인 신청을 하면 추첨을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잠깐의 지식으로 디자인을 거창하게 말하기는 쑥스럽고 부끄럽지만, 그래도 손에서 놓지 않고 들고 다녔던 디자인 맵 하나만으로도 보이기 시작하고, 들리기 시작하고, 디자인 속에 발을 내디딘 것 같았다. 이제 더 많은 관심으로 디자인 서울을 더 가까이, 더 깊게 만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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