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마을의 화사한 변신

admin

발행일 2009.09.05. 00:00

수정일 2009.09.05. 00:00

조회 2,825



시민기자 전흥진




“마을이 너무 좋게 바뀌어서 요즈음은 놀이공원에서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예쁘게 칠을 하니까 동네가 밝게 확 살아나는 것 같아요. 동네 사람들 대부분이 너무 좋다고 하지요."
개미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7번 마을버스를 운전하는 최명진 기사와 개미마을 주민 전영식 씨가 말했다.

“아니, 이곳이 정말 서울 맞아? 아무리 봐도 어렵게 살았던 몇 십 년 전의 모습 같은데…." 올해 6월 난생 처음으로 홍제동 산1-100번지 개미마을을 찾았을 때의 느낌은 충격적이었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달동네’라는 소문은 듣고 있었지만, 좁고 가파른 언덕길은 낡고 비좁아 보이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제대로 된 담장 대신 부서지거나 굵게 금이 간 담장과 녹슬고 구멍 난 철재 대문, 화분 대용으로 쓰인 낡은 플라스틱과 깡통들이 개미마을 전체의 분위기를 회색으로 우울하게 느끼게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주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됐다. 8월 29일과 30일 양일 동안 ‘빛 그린 어울림 마을 1호’라는 프로젝트가 민ㆍ관ㆍ학 연계로 개미마을에서 실시되었다는 것이다. 금호건설의 기획과 49가구 주민들의 이해와 설득 작업에 나선 서대문구청, 그리고 건국, 상명, 성균관, 추계예술, 한성대에 다니는 128명의 벽화그리기 자원봉사학생들이 개미마을의 새로운 변신을 위해 힘과 정성을 모았다.

벽화그리기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벽에 칠한 밝은 색과 예쁜 그림들이 어둡고 초라했던 개미마을을 밝고 화사한 개미마을로 바뀌게 했다. 돼지와 개, 고양이, 꽃과 집, 바다생물들이 재미있게 그려진 마을은 동화나라나 공원을 연상시켰고, 불과 석 달 전 이곳에서 찍어왔던 사진과 오늘 새로 찍은 사진이 같은 장소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개미마을의 화사한 변신은 우리 사회의 눈과 마음이 크게 열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필요 이상으로 사치스럽게 첨단 시설의 혜택을 누리고 사는 동네가 있는 반면에, 문화의 혜택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낙후된 삶을 사는 동네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고,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 주었다.

밝고 깨끗해진 개미마을의 분위기처럼 개미마을 주민들의 마음과 생활도 밝고 여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개미마을 찾아가기

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7번 마을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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