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왔습니다 … 1살 된 서울풍물시장

admin

발행일 2009.07.13. 00:00

수정일 2009.07.13. 00:00

조회 2,158

오늘부터 '다녀왔습니다' 코너를 신설한다. '다녀왔습니다'에는 서울 곳곳에서 일어나는 행사와 축제, 진기한 구경거리의 중심으로 뛰어들어 그 생생한 현장을 하이서울뉴스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발로 쓴' 기사가 담기게 된다. 앞으로 하이서울뉴스 편집실과 시민기자들이 함께 꾸려나갈 '다녀왔습니다'의 첫 기사는 시민기자 장경아 씨가 전하는 서울풍물시장 취재기이다. 이제 막 한 돌을 넘긴 풍물시장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파는 사람들 사이의 활력과 열기 면에서는 가히 열혈청년 수준이다.

벼룩시장 대박집 인터뷰 -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아라"

7월 11일 오후 3시. 우리의 일상이 집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울풍물시장이 한창 분주해져 있었다. 옛 숭의여중 자리로 옮겨간 서울풍물시장에 때 묻은 물건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모여들어 북적댔다. 가끔은 새것의 반짝임보다 닳고 닳은 모양새가 더 정감 어린, 그 맛을 아는 이들의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 이곳, 풍물시장이다. 이날 서울풍물시장 주차장에는 시민문화한마당을 위한 공연장과 내ㆍ외국인 벼룩시장이 열렸다. 상인들이 돌아가면서 나오는 건물 밖 좌판도 같이 펼쳐졌다.

외국인 벼룩시장에서는 빅사이즈의 옷과 특산품, LP 판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싱가폴에서 왔다는 클라라(7세)의 아버지는 “일 때문에 서울에 살고 있어요. 우연히 검색을 통해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처음 참여해서 정신이 없긴 하지만 재미있다”며 땀까지 흘린다. 두 자녀가 쓰던 장난감과 옷가지들을 가지고 나온 클라라네는 이날 가장 손님이 붐비는 '대박집'이 되었다. 외국인 벼룩시장에서 유일하게 먹을거리를 판매한 베트남 부스도 또 다른 '대박집'이었다. 우리나라 만두와 비슷한 ‘넴’은 판매하자마자 순식간에 동이 났다.

클라라 아버지와 대화를 하게 된 건 마침 관람객으로 왔던 주은(7세)이 어머니의 통역 실력 덕이다. 경기도 수지에서 온 그는 알고 보니 벼룩시장 마니아였다. 주은이의 어머니는 “수지 벼룩시장 뿐 아니라 서울 벼룩시장에도 자주 다녀요. 주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을 찾아가죠. 아이가 어려서 아동용품을 많이 사는 편이고, 생활용품도 간혹 사요. 싸기도 하지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죠”라며 이날 산 물건들을 보여준다. 역시 마니아의 눈썰미는 정확한가보다. 꽤 괜찮은 물건들이 장바구니에 가득하다.

“37만 원짜리 유명 메이커 등산복이 단 돈 4만원! 한 번도 안 빨았어요. 어휴, 살 때 생각하면 4만 원에 팔다니…” 혜승(12세)이 어머니는 남편을 흘겨본다. 혜승이 아버지의 변명을 들어보면 “나도 처음엔 입으려고 샀지. 아깝지만 팔이 짧은 걸 어떡해. 늘릴 수도 없잖아요? 안 그래요?”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결국 이 옷은 4만 원도 아닌 3만 5천 원에 흥정돼 다른 주인을 만났다. 운동을 좋아하는 아버지 때문에 운동용품이 많은 혜승이네. 아령부터 자동차 정리함, 부피가 있는 스텝바이스텝 운동기구까지 준비한 상품이 다양했다. 이들이 내국인 벼룩시장 코너에서는 가장 인기여서 혜승이 어머니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을 듯하다.

풍물시장 건물 밖에 좌판을 내는 순번이 된 한 상인 아주머니는 “풍물시장이 많이 알려져서 오늘처럼 매일 사람들로 북적였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주머니의 말처럼 많은 이들이 찾는 곳, 활성화된 서울풍물시장이 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벼룩시장과 시민문화한마당을 개최하고, 각 지방 특산품과 관광용품을 판매하는 별도의 부스도 마련하였다. 또한 전통퍼즐과 도자기체험 코너도 운영 중이다. 풍물시장, 그 안에는 우리가 지켜야할 삶이 있다. 다음 세대가 이어받을 수 있을 만큼의 가치와 경제적 여력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문의 : 서울풍물시장 관리사무소 ☎ 02) 6326-3366
서울풍물시장 홈페이지 http://pungmul.seoul.go.kr

시민기자/장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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