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첨단이 조화되는 문화도시를 향해
admin
발행일 2009.06.27. 00:00
버려지고 놀고 있는 건물을 개조해 창작공간 조성 서울시가 구축한 문화예술 인프라의 골자는 장르와 지역을 안배한 창작공간의 조성이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낸 것은 미술인들에게 무료로 창작공간을 제공하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와 '청계창작스튜디오'다. 각각 2006년과 2007년에 차례로 문을 연 이 두 공간은 빠른 시간 안에 신진 작가들의 산실로 자리잡았으며, 기존에 서울시가 운영해오던 ‘남산창작센터’, ‘대학로연습실’의 연습 공간, 관객과 공연예술인들의 접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대학로 ‘서울연극센터’, '서울열린극장 창동'과 더불어 서울시 창작지원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최근 문을 연 '남산예술센터'와 홍대의 '서교예술실험센터'도 단연 주목을 끈다. 각각 남산 드라마센터와 쓸모 없어진 동사무소 건물을 창작공간으로 변신시킨 두 곳은, 하반기 개관을 앞두고 있는 신당창작아케이드, 문래예술공장, 금천예술공장, 연희문학창작촌, 성북예술창작센터와 더불어 도심의 유휴 공간을 적절히 리모델링해 예술가들과 시민들에게 되돌려준 기발한 발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 창작공간들을 중심으로 향후 서울에 다양한 문화특구가 생겨나고, 그 안에서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하고 장르와 장르가 교류하여 문화도시 서울의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책을 펴나갈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창작공간 못지 않게 일반 시민들의 공연장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2년 후 개관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 한남동의 대규모 뮤지컬 전용공연장과 대중음악 콘서트홀이 그 선발주자가 될 것이다. 소외계층을 찾아가고, 꿈나무들을 교육한다 문화도시 서울의 또 다른 사업축에는 문화의 향유 기회를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누리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놓여 있다. 그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의 문화나눔'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총 1천 119회를 이어오면서 복지시설, 병원, 소년소녀가장 등 문화 소외 이웃 28만명을 찾아가 연극‧국악‧무용‧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공연을 실시해왔다. 서울시오페라단과 서울시관현악단을 비롯한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들도 '문화예술체험교실'을 통해서 최근 3년간 복지시설과 학교를 포함해 44만 5천 300명을 찾아가 공연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찾아가는 미술감상교실'은 2007년에 시작한 후발 주자지만 미술감상의 기회가 적은 직장인과 문화 소외지역 내 저소득‧맞벌이 가정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강좌를 운영하며 계층과 연령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에 복지 개념을 도입한 서울시의 발상은 전국에 '해피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 문화예술에 대한 감식안을 가진 미래의 서울 시민을 키워내는 것 역시 서울시 문화정책의 장기적 비전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초등학교의 방과후 보육교실에 연극, 무용, 만화․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 강사를 파견해왔다. 동시에 교육청으로부터 문화예술교육 중점학교로 선정된 중고등학교에는 국내외 유명 예술가를 자원봉사자로 참여시켜 참가학생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두 프로그램은 모두 예체능 입시를 전제로 한 기능교육이 아니라 예술적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통합 체험형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여세를 몰아 사업을 진행해온 서울문화재단은 향후 교과 과정에 그동안 구축해온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편입시키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상상만 해도 신나지 않는가. 그렇게만 된다면 올해까지 2만 4천여 명의 아동‧청소년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문화 특혜'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서울시는 신진 예술가들이 지역공동체에 들어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동네 문화가꾸기' 등 시민들이 단순히 문화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문화 창조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고 공연장이다 그렇다. 문화는 결코 어렵지 않다. 예술은 결코 비싼 값으로만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예술은 지금 아주 가까이에 있으며 부담없이 만날 수 있다. 지금 당장 서울의 도심을 걸어보라. 청계천을 지나다 보면 거리 아티스트들의 이색적인 퍼포먼스에 발걸음이 멈춰질 것이다. 지하도에는 갤러리를 방불케 하는 멋진 전시가 행인들을 잠시 멈추게 한다. 무심코 쳐다본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아름다운 한편의 명시를 발견하고 미소를 짓기도 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단돈 1천원으로도 최고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매일 저녁 무료로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관람객들 사이의 연대감마저 느낄 수 있다. 서울의 골목골목 구석구석의 숨은 문화예술 명소들을 발견하는 건축문화투어, 문화유산투어, 골목 투어, 미술유적투어에는 외국인뿐 아니라 서울시민들도 줄지어 참여하고 있다. 우리 동네, 나의 일터 주변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는 일이 즐거움을 주는 그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얼마 전 디자인플라자 건설 부지에서 조선시대의 유적과 유물이 대거 발굴되었다. 전문가들은 4대문 안 땅 밑을 파서 유적과 유물이 안 나오는 곳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2년 후면 몽촌토성 주변에 한성백제박물관이 완성된다. 관계자들은 박물관의 문을 여는 그 순간부터 서울의 역사도 600년이 아니라 2천년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의 땅 밑에서는 더 많은 스토리들이 발굴과 전파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시가 '컬처노믹스'를 주창하고 추진해온 문화정책은 그러한 역사 위에 또 다른 이야기들을 덧입히고 있다. 도심 곳곳에 창작 인프라를 조성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문화의 거점이 되도록 했고,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시민들이 자칫 문화예술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무료 또는 저렴한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고안해냈으며, 아예 발벗고 시민들 속으로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서 문화에 복지 개념을 도입했다.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 가득한 미래의 문화시민을 키워내고자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현 교육 시스템에 접목하는 실험도 감행해왔다. 한편 이화장이나 경교장 같은 근현대 문화재의 복원 사업 역시 한켠에서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렇게 다져진 기반 위에서 우리 시민들과 예술가들은 역사와 첨단이 조화를 이룬 매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서울의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서의 경쟁력? 분명 있다! ▣ 이어지는 기획시리즈에서는 서울의 창작공간을 직접 찾아갑니다. 하이서울뉴스/조미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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