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봄나들이

admin

발행일 2009.02.25. 00:00

수정일 2009.02.25. 00:00

조회 1,873



시민기자 양일용




나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한다. 고궁, 한옥하면 높은 문턱과 계단이 생각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애당초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봄기운에 취한 듯 용기를 내어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본 남산한옥마을. 고옥을 보존한 그곳에는 대문에 높은 문지방이 있었다. 하지만 곳곳의 출입로에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물론, 유모차도 간다.) 경사로가 설치 되어있었다. 일본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자랑스러웠다.

왜냐하면 그들 나라에는 장애인 이동편의 시설이 완벽하다고들 다녀온 이들이 누누이 전해 줬기 때문에 그들 앞에서 만큼은 뒤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들 앞에서 자랑스러웠던 나에 비하여 그들의 표정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오히려 우리 이웃들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거침없이 종횡하는 모습에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세상 좋아졌다고 한 마디씩 했다.

그들과 함께한 이른 봄나들이. 처마끝에 달린 청사초롱은 분명 나를 반기는 자랑스러운 서울의 모습이었다. 흥분해서 주저없이 쏘다니다 보니 전동휠체어 배터리가 집에 갈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 사진작가께서 알려주신 타임머신 광장은 포기했지만, 다음에는 꼭 가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동휠체어 사용 관람자를 위한 비상충전대가 있었다면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낡은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던 봄 풍경과 한옥의 우아함이 다시금 떠오른다. 내게 그날의 나들이는 부드러운 봄 햇살이 가득한 희망의 풍경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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