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술, 따뜻한 풍경들

admin

발행일 2009.02.18. 00:00

수정일 2009.02.18. 00:00

조회 1,504



시민기자 이혁진

요즘 걷기 열풍에 이어 자전거 세상이 도래할 전망이다. 도시 곳곳에서 벌써 자전거 인프라들이 하루가 다르게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조만간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사람 위주의 도로환경이 될 것이다. 그러면 서울의 물리적인 지도가 새롭게 바뀔지도 모르겠다. 아닌게아니라 자동차 도로를 줄여 자전거 길과 산책로를 확보하는 등 소위 도로다이어트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녹색환경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교차로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설치한 공공예술 풍경이다. 갖가지 형태지만 특히 우리 전통과 친근한 자연을 주제로 한 풍경이 많다. 교통체증과 스트레스에 지친 도시민에게 위안을 줄 뿐 아니라 한번쯤 추억과 낭만을 되살리게 한다.

종로 보신각 앞 자투리 공터, 야외서당이 있다. 훈장에 따라 책을 펴고 있는 애들의 표정이 리얼하다. 도심의 소음이 애들의 목청에 매몰되는 기분이다. 그런 느낌에 나도 모르게 잠시 조용한 내면이 스쳐 지나간다. 안국동 로터리 인사동 초입엔 대형 붓이 서 있다. 먹물을 머금은 붓이 당장에 휘지 할 것 같은 위용이다.

원남동 로터리에 설치한 예술품은 주제가 소라 하겠다. 두 마리 소가 등장한다. 밭을 가는 소와 목동을 태운 소다. 거기엔 떡메 치는 우리네 시골도 따로 재현해 놓았다. 이런 풍경 때문에 지체와 체증을 반복하는 이곳 지루한 로터리 신호등이 그리 밉지 않아 보인다.

동부간선도로 어느 램프엔 첼로와 색소폰 한 쌍을 세워 마치 연주소리가 들리는 듯한 형상이다. 뭔가 급히 기다리며 눈길을 주지 못해 초조한 운전자들에게 한숨의 여유를 건넨다. 중랑천 둔치 한 쉼터에는 유난히 소와 관련된 풍경이 많다. 각기 다른 소들의 모습은 올해가 기축년임을 강조하고 있다. 소처럼 부지런히 말없이 그리고 묵묵히..

항간에 주인과 일생을 함께하는 소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메마른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아서 일게다. 소 영화 때문에 우리 맘은 다시 훈훈해진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공공예술도 그런 기능을 하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머지않은 봄을 맞을 채비 하면서 영화 못지않은 따뜻한 풍경들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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