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자선냄비

admin

발행일 2008.12.08. 00:00

수정일 2008.12.08. 00:00

조회 2,058



시민기자 이승철

땡그랑! 땡그랑!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 한해를 보내는 마지막 달 12월 거리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12월은 지난 한해를 뒤돌아보며 새해를 설계하는 달이지만 올해는 남다른 감회에 젖어들게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지구촌 곳곳을 얼어붙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는 우리나라라고 예외가 아니어서 안그래도 추워지는 날씨에 더욱 몸을 움츠리게 한다.

싸늘한 바람이 몰아치는 서울 강북구 미아삼거리 지하철역 입구에도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자선냄비 자원봉사를 나온 사람들은 구세군 강북영문에서 나온 김경자(58)씨와 강북제일교회에서 나온 대학생 정새롬(20)씨였다.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땡그랑! 땡그랑! 종을 울리며 ‘가난한 이웃을 돕자’는 이들의 외침이 바람 부는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이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세 명이 천원 지폐 한 장씩을 자선냄비에 넣고 지나갔다.

'부자로 보이는 사람들보다 오히려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성금을 넣고 갑니다' 김경자 씨는 말했다. 잠깐 서있는 사이 몇 사람이 자선냄비에 돈을 넣고 지나갔다. 김씨의 말처럼 대부분 서민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다.

올해 목표액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으냐고 물으니 '경제가 어렵고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힘들어도 여전히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목표액은 무난히 채우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와 성금을 넣고 지나갔다. 곧 이어 같이 걸어오던 중년 부부가 지갑에서 돈을 깨낸다. 허술한 청바지 차림의 남편이 아내에게 돈을 내밀며 같이 냄비에 넣자고 하자 부인은 남편에게 모두 넣으라고 손짓을 한다. 남편은 지폐 두 장을 넣고 지나간다. 30여분을 지켜보는 동안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가난해 보이는 서민들이었다.

어려워진 경제 환경 때문에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울수록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극빈자들을 돕는 손길이 절실하다.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을 헤아리는, 역시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정말 아름답기 짝이 없다. 이 어려운 시련을 서로 도우며 극복하기 위해 형편이 넉넉한 사람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얼마나 좋을까? 올 겨울, 거리에 울려 퍼지는 자선냄비 종소리가 얼어붙은 경제도 녹이고 가난한 사람들이나 넉넉한 사람들이나 서로 나눔의 마음을 갖게 하는 종소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한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