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망우로 단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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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1.17.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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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막바지로 치닫고 초겨울의 문턱에 와있는 요즘 거리가 조금씩 쓸쓸한 빛을 띠기 시작했다. 그래도 초겨울의 거리를 거닐며 낭만에 젖을 수 있는 것은 은행나무 단풍과 낙엽들 때문이다. 나무들 중에서 가장 늦게 단풍이 물드는 은행나무들이 지난주부터 샛노랗게 물들어 쓸쓸한 거리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엊그제 등산을 다녀오는 길에서 만난 중랑구 망우로의 은행나무들도 단풍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샛노란 빛으로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들은 망우리 공원을 배경으로 더욱 선명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더구나 인도에 떨어진 은행잎들은 노란 융단이라도 펼쳐놓은 것처럼 아름답고 정다운 모습이었다. ‘가을날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시면...’ 문득 신석정님의 ‘임께서 부르시면‘이라는 시 한 구절이 떠오르는 풍경이었다. 등산을 함께 했던 일행들도 ’정말 멋진 풍경‘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도 샛노란 고운 빛깔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은행나무 단풍과 낙엽이 입동을 지난 초겨울의 망우로 거리를 낭만적인 풍경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런데 거리 이름이 왜 무엇인가를 잊는다는 뜻을 가진 망우로야?’ 거리를 걷다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묻는 일행이 있었다. 망우로는 망우리 고개에서 연유한 이름이다. 그런데 이 망우리 고개라는 이름의 유래는 멀리 조선 태조 이성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조 이성계는 역성혁명으로 고려를 뒤엎고 조선을 건국하여 한양(서울)에 도읍을 정한다. 태조는 도성을 쌓고 종묘를 세운 후 마지막으로 좋은 왕실묘역 터를 찾는다. 그러나 마땅한 명당을 찾지 못해 근심에 빠져 있던 중 지금의 동구릉 터를 왕실묘역으로 정했다. 태조가 동구릉을 둘러보고 왕실묘역으로 정한 후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망우리에서 잠간 쉬며 ‘짐이 이제 오랜 근심을 잊게 되었다’라고 말한 곳이 바로 이곳 망우리 고개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이 고갯길이‘ 근심을 잊게 되었다’는 뜻을 가진 망우리 고개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동구릉에 얽힌 전설이 깃든 망우리 고개와 망우로 거리에 샛노란 단풍과 낙엽이 물들어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쓸쓸한 거리를 아름답고 낭만적인 풍경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이제 가을은 단풍과 낙엽을 밟으며 아쉬움 속에 가고 곧 겨울이 다가올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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