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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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1.07. 00:00
시민기자 장경아 | |
서울에서 중심가하면 종로, 명동, 강남 정도를 꼽았다. 그중에서도 명동은 지리적인 이점 때문인지 빠른 변화를 겪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타 지역으로 들고 나기 편한 교통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해 보일정도다. 패션이며 먹거리, 볼거리들이 풍부한 명동은 예나 지금이나 약속장소로 으뜸이다. 어렸을 적, 명동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곳에서 약속을 잡으면 폼이 날 것 같고 서울 중심지에 있다는 자부심(?)에 우쭐해지곤 했다. 그곳에서 친구들과 수다 떨며 주정부리 하는 재미란 놀이공원에 바이킹 타는 것보다 더 좋았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만 들어도 웃는다는 그 시절이었으니. 치기어린마음이 그렇듯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다. 커서보니 명동은 아주 가까웠다. 대중교통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어릴 적만큼 새롭거나 신비하진 않지만 성인이 된 뒤 명동은 또 다른 느낌이다. 색깔로 표현하자면 원색이었다가 파스텔 톤으로 바뀐다고 할까. 어리고 젊은 통통 튀는 원색의 명동이었다가 좀더 성숙한, 은은한 파스텔 톤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더 나이가 들면 무채색이 될지 궁금하다. 나이와 보는 시각에 따라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감흥이 변하고 있다는 것. 이 또한 신비롭다. 명동 곳곳에 공사 중이라는 팻말이 붙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기웃기웃해보니 새로 건물을 올린다거나, 도로를 재정비하는 등 명동은 바빴다. 안쪽으로 올라가면 명동지역을 아우르는 듯 보이는 명동 성당. 이곳도 수혈을 받고 있다. 오랜 역사의 흐름만큼이나 생채기가 많은 곳. 회색 천에 둘러싸인 명동성당은 12월까지 건강검진을 끝내고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올 예정이다. 스페인의 어느 성당은 보수하는데 지금까지 하고도 앞으로 100년이 넘게 남았다는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다. 가히 상상할 수 없는 보수기간. 현세대에 빨리빨리 끝내려는 우리와 비교해볼 때, 유적지에 다가서는 자세부터가 다름을 느꼈다. 명동성당에서 인부들이 내놓는 포대자루를 보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은 기우이길 바란다. 차 없는 거리가 시행되고, 명품 브랜드들이 들고나며 거기에 예술인들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으면 명동은 더욱 아름다운 거리가 될 것이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도시 계획한다면 명동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곳. 특히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에게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고 기억되게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들에게는 없고 우리만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은 무엇일까 궁금해지는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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