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가을에 맛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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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0.13. 00:00
시민기자 조문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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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접어들었어도 여전히 더운 날씨다. 그런데도 거리에는 군밤장사들이 있고 동네에서는 “토종 밤”을 살 수가 있다. 날씨가 쌀쌀해졌구나 하는 것은 길거리에서 파는 군밤을 보면서, 날씨가 엄청 춥구나 하는 것은 군고구마를 보면서 계절감을 느낄 때가 있다. 서늘해진 날씨에 따뜻한 군밤 봉지를 품에 안고 있다가 손이 새까매지는 줄도 모르고 껍질을 까먹는 그 맛이란... 군밤 뿐 아니라 집에서 삶은 밤을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밤을 깨물어 두 동강을 내고 작은 스푼으로 속을 파서 먹고 있자면 삶은 밤의 껍질이 산처럼 높아져간다. 유독 당도가 높은 밤이라도 만날 때면 “밥 먹지 말고 밤을 먹어야지”하며 밥보다 더 많이 먹었던 것도 한 두 번이 아니다. 밤이 영양 면에서 훌륭한 음식임이 분명하지만 그렇게 칼로리가 높은 지도 모르고 한꺼번에 많이 먹은 것이다. 요즘은 나지막한 산에 가도 밤나무 밑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슴도치마냥 무지막지하게 생긴 밤 껍질 안에는 두 세 개의 밤이 정겹게 들어있다. 아직 설익었는데 떨어져 푸르뎅뎅한 밤송이도 있고 누렇게 제대로 익어 입을 쩍벌린 밤송이도 있다. 주인 모를 밤송이를 발로 잡고 안에 있는 밤을 꺼내 하나둘씩 모아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삶은 밤이나 군밤 못지않게 칼로 껍질을 벗겨낸 후 생밤을 먹는 것도 맛이 좋다. 또 영양밥을 지을 때 밤을 넣고 나중에 밥과 함께 먹어도 밥맛이 꿀맛이다. 그런데 요즘은 밤 중에서도 “맛밤”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손에 묻힐 필요도 없고 껍질을 벗길 필요도 없이 한 입에 쏙 들어가서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도가 높아 간식처럼 먹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밤은 먹는 만큼 쌓여가는 껍질을 보면서 좀 노력하며 먹는 밤이 더 맛있지 않나 싶다. 밤에 함유된 당분은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비타민C는 피로회복이나 감기예방,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며 면역증강 효과가 있어 혈관 및 심장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올해는 밤을 한꺼번에 많이가 아니라 조금씩 자주 먹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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