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가 간다]골목길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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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9.22. 00:00
시민기자 조문숙 | |
서울의 골목길을 기억하세요? 언제부터인가 서울에서 골목길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잘 계획된 강남 지역의 경우, 대로변은 물론이고 대로를 향하는 골목도 반듯반듯하다. 옛날의 동네 형태를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강북 지역에도 이제는 골목길이 하나둘씩 사라져간다. 골목은 단지 사람들이 오가는 통로일 뿐이다. 하지만 그것이 오랜 시간이 흐르다 보면 그 골목만의 느낌이 있고 표정이 생긴다. 낯선 사람들이 골목에서 처음 만나기도 하고 그 골목을 지나야만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자주 보는 사람들은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짧고 좁은 골목길에도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비록 부티가 나지는 않는다 해도 활력이 넘친다. 요즘은 웬만한 골목길이 주차된 차들로 점령을 당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골목길은 마음껏 뛰어놀던 아이들 무리가 시끄럽다며 어른들에게 곧잘 혼이 나는 그런 곳이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오르막길, 내리막길을 따라 골목이 형성돼 있는 곳이 많아 골목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동네의 전경을 내려다보게 된다. 처음 가보는 좁은 골목길은 이정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두리번거리며 예상치 않았던 곳으로 나가게 되기도 한다. 어느 도시나 마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길이 만들어지기 마련이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골목길은 나라마다 다른 느낌이 묻어난다. 광장을 중심으로 사방에 골목길이 뻗어 있는 유럽의 오래된 도시의 작은 골목은 높지 않은 고풍스런 건물과 돌길로 인해 그야말로 유럽풍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집도 작지만 골목도 좁은 일본의 골목길, 뉴욕이나 런던, 파리 같은 대도시의 골목길은 대로변과는 달리 화려한 대도시의 이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 서울에서 역사가 묻어나는 골목길은 실제 생활에서 보다 사진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개발논리에 의해 오래된 골목길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감이 묻어나고 우리만의 정서가 묻어나는 서울의 골목길. 그 곳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바뀌고 세대도 바뀌어 가지만 세월을 간직한 채 조금씩 더 낡아가는 서울의 골목길에 관심을 좀 더 가져보면 어떨까. 오래된 것, 과거 속에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여유를 서울의 골목길을 걸으며 좀 더 오랫동안 누려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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