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게이트볼 매력에 `풍덩`

시민기자 박동현

발행일 2014.07.14. 00:00

수정일 2014.07.14. 00:00

조회 1,140

구로실내게이트볼장

[서울톡톡] 지하철 신도림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구로 실내게이트볼장이 개장했다. 기존에 있던 실외게이트볼장을 설계 변경해 돔형 천장을 설치했다. 전에는 노천이라 여름에 비가 내릴 때나 겨울에 눈이 쌓일 때에는 경기를 할 수 없었는데, 실내경기장으로 재단장한 후에는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구로구에는 천여 명의 게이트볼을 즐기는 노인이 있다고 한다.

실내모습

게이트볼은 장방형의 경기장에서 두 팀으로 나눠 망치와 손잡이로 된 티(T)자형 스틱으로 볼을 치는 경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경기 규칙이 간단하고 격하지 않아 특히 어르신들에게 좋은 운동이다. 또한 경기 변화가 풍부하여 재미도 있다.

경기에 나온 한 어르신은 오랫동안 관절통을 앓았는데 게이트볼 경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낳았다고 했다. 황재순(74) 어르신은 게이트볼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경기규칙을 벌써 다 익혀 재미에 쏙 빠졌다고 말했다.

멋쟁이 어르신들의 시구 모습

남녀가 팀을 이뤄 게임을 하는 것이 참 보기에 좋았다. 선배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볼을 어디로 치라고 목표 지점을 지정을 해준다. 문제의 힌트를 제공한 셈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얘기해 준 곳으로 볼을 친다. '탁'하고 친 볼은 목표지점 볼을 맞추고, 또 골대를 향해 골인한다. 금세 주위에서 환호와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이렇게 어르신들은 경기에 쏙 빠져들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조선족 교포 출신인 장순옥(72) 할머니는 중국에서 이미 10년, 구로에 와서 3년간 경기한 경력을 소유한 게이트볼광이시다. 그래서인지 연세답지 않게 건강하시고 경기에 능숙했다. 매일 보고 싶은 친구들을 만나고 경기하고 말동무가 돼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기만 하단다. 처음 서먹하던 관계도 다 사라졌다. 황삼랑(73) 할아버지 역시 칠순을 훌쩍 넘긴 연세인데도 몸놀림이 빠르고 타구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에 임하는 남녀어르신 모두 가끔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지만 한가족 같은 정겨운 분위기였다.

게이트볼 어르신 동호회원분들, 화이팅!!

종료 신호가 울리자 모두들 수고했다며 격려한다. 벽면에 부착된 득점기록표, 어느 팀이 이겼는지는 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저 경기 과정이 즐겁고 중요했다. 게이트볼장이 어르신 건강을 책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 셈.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어르신들에게 우리 동네 게이트볼장이 몸과 마음의 건강도 지키면서 삶의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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