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꿈꾸는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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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03.07. 00:00
시민기자 김현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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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분명 온 것 같은데 피부로 느껴지지가 않아 한강고수부지로 발길을 옮겨보았다. 바람이 조금 불어서인지 여의도 한강고수부지는 퍽이나 썰렁했다. 아직 날이 쌀쌀해서인지 한강변을 걷는 사람은 드물었다. 트레이닝복을 입고 가볍게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보일 정도였다. 나무들은 아직 겨울색을 그대로 간직한 채 조금은 메마른 모습으로 서 있었다. 나무의 가지 끝에서 싹을 틔우기에 아직은 더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물빛에서 봄을 느끼기에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았다. 가만히 한강을 내려다보니 물결은 퍽이나 도도하게 구비치고 있었다. 근래 큰 비가 내린 적이 없는데도 한강수위는 꽤 높아 심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한강이 구비치는 모습을 보니 문득 서울이란 도시의 오랜 숨결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도시도 오랜 세월 많은 풍상을 겪어왔을 것이다. 때로는 기쁨과 환희를, 때로는 슬픔과 회한을 말없이 품은 채 오래오래 견뎌왔을 것이다. 물빛은 푸르거나 청록빛을 띄거나 하진 않았다. 조금은 황토빛이 묻어난 물빛이었지만, 서울의 심장부를 흐르는 물길답게 장장해 보였다. 지금은 물빛이 조금 흐려보여도 아침햇살을 받으면 물빛은 한결 반짝일 것이다. 그리고 여름에 보면 그 물빛은 한층 시원스레 느껴질 것이다. 한강은 우리의 가까운 곳에 자리한 채, 계절별로 다양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렇게 계절별로 바뀌는 한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서울에 사는 시민이 누리는 작은 기쁨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한강에서 봄을 느끼기에 아직은 조금 일러 아쉬웠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한강나들이는 그동안의 묵은 겨울을 털어내기에 충분했다. 날이 더 따뜻해지고 도로가의 벚꽃나무에서 하얀 꽃망울이 터지면 한강변은 봄기운을 물씬 품은 또 다른 생동감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우리가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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