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전동차 1001호를 아십니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한우진

발행일 2012.10.10. 00:00

수정일 2012.10.10. 00:00

조회 5,640

[서울톡톡]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 15일 첫 개통되었다. 당시에 비해 38년이 지난 지금은 지하철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이라면 단연 전동차일 것이다.

지하철 차량을 말하는 전동차는 38년 동안 매우 극적으로 변해왔다. 일단 외양이 달라졌다. 지금의 전동차가 잘빠진 유선형 차체를 갖고 있다면, 최초의 전동차의 직각 형태의 모습이라 '식빵'이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다. 이러한 직각 디자인은 공기저항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현재의 전동차는 에어컨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초기의 전동차에는 천장에 선풍기가 달려 있었다. 당연히 냉방능력이 떨어지고 여름에는 차내가 찜통과도 같았다. 그리고 지금 전동차는 유리창이 통유리로서 창문을 열 수 없지만, 옛 전동차는 낙창식(落窓式)이라고 하여 창문을 아래쪽으로 열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부족한 냉방능력을 보완하려는 고육책이었다. 더구나 내장재는 불연재가 아니라서 화재에도 약했다.

이외에도 동력제어장치로 반도체 소자가 아닌 저항기를 사용하여 전동차 바닥에서 열이 발생한다거나, 운전실이 너무 좁아 기관사가 운전하기 힘들다거나, 제동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재활용하지 못해 효율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여러 가지 약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초기 전동차들은 25년간 열심히 서울지하철에서 운행하며 승객들을 실어 날랐고, 추후 도입되는 신형 전동차의 제작에도 여러 가지 개선점을 제시해주었다.

한편 원래 우리나라 철도관련 법상 전동차의 내구연한은 25년이다. 즉 1974년 개통 당시 도입된 초기 전동차들은 지금은 모두 폐차된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그 옛날의 전동차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놀랍게도 현재 서울지하철 최초의 전동차 1편성(10량)이 온전하게 보관돼 있다. 보관된 전동차는 현재 개통 당시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전동차의 이마에 부착된 운영기관의 마크도 서울메트로가 전신인 서울지하철공사 시절에 쓰던 것으로 되어 있다.

전동차 차내에 들어가 보면 25년간 쉼 없이 달렸던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출입문 위쪽에 부착된 노선도가 지금보다 훨씬 단순한 오래전의 것이라 향수를 느끼게 한다. 예전에 쓰던 둥그런 방식의 손잡이나, 지금은 볼 수 없는 빨간색 시트가 정겨움을 주며, 여러 사람의 손때가 묻은 차내의 모습이 수십년의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차내 냉방기 개조가 끝난 후 퇴역한 차량이다 보니 객실내 천장의 선풍기를 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렇게 서울메트로가 최초의 지하철 전동차 1001호를 보관하고 있는 이유는, 언젠가 서울에 만들어질 지하철 박물관에 이 차량을 보내기 위해서이다. 사실 38년의 짧은 기간 만에 세계 수준의 수송량과 서비스 수준에 도달한 서울지하철은 진작부터 박물관이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편한 것으로 지하철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다. 지하철 박물관이 건설된다면 서울지하철의 우수성과 역사, 비전을 대내외에 알리는 좋은 장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공간과 비용 상의 문제로 서울지하철 박물관의 건설은 아직도 기약이 없는 형편이다. 언젠가 서울지하철 박물관이 세워진다면, 지금 신정차량기지에서 잠자고 있는 전동차 1001호는 박물관 전시물의 맏형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전동차 1001호를 만나고 싶다면?
서울지하철 최초의 전동차 1001호는 서울메트로 신정차량기지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메트로 홈페이지에서 견학을 신청한 후 방문하면 된다.

 ○ 장소: 서울특별시 양천구 계남길 43(신정동 276) 2호선 양천구청역 하차
 ○ 시간: 매주 화요일, 토요일 14시 (회당 30명)
 ○ 신청방법: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www.seoulmetro.co.kr) > 고객마당 > 신청센터
                   > 차량기지 견학신청

 ○ 문의 : 서울메트로 정비처 02) 6110-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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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호 #최초 서울 지하철 전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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