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디자인한다 - 공공미술

admin

발행일 2008.02.11. 00:00

수정일 2008.02.11. 00:00

조회 2,511



시민기자 최근모




활짝 핀 꽃 위에 잠자리가 날아든다. 꿀벌이 주위를 맴돌고 달팽이가 그 밑을 열심히 기어간다. 불광천 계단 위는 사시사철 봄의 생명력으로 반짝인다. 색색의 타일을 단조로운 시멘트 계단에 붙여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이쪽과 저쪽을 잇기 위해 놓여진 징검다리에는 선사시대의 암각화를 연상시키는 물고기와 게가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몇 년 사이 단조롭던 서울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울시의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불광천을 비롯, 낙산, 홍은동 골목과 비탈진 계단들에 젊은 예술가들의 감성이 더해져 지나가는 이의 눈길을 잡아끈다.

내 집 앞 골목 뿐 아니라 도심 속에서도 쉽게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현대미술들이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도심 속 건축현장의 펜스를 장식한다. 새로 생긴 도심 속 대형 건물들을 보다 보면 예전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조형물들을 발견하게 된다. 신기하다는 생각에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그것이 예술작품이라고는 쉽게 생각하지 못한다. 전시장이나 갤러리가 아닌 우리의 생활 속에서 보게 되는 이러한 조형물들은 놀랍게도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대중들이 쉽게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공공미술이 서울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청계광장의 시작점에 세워진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있다. 유선형으로 배배 꼬여 올라간 독특한 모습에 누구나 한 번쯤 고개를 꺾어 꼭대기를 쳐다본다. 바로 옆으로 늘어선 고층빌딩과 그 밑을 흐르는 청계천. 그 시작점에 서 있는 스프링은 누구나 쉽게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한 공공미술의 개념을 잘 반영한다.

보신각을 지나 종로타워 뒤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황금빛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석탑은 탑골공원에 있어야 하는데 플라스틱 재질로 거기다 황금빛까지 뒤집어쓴 모습으로 의외의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최정화 작가의 ‘세기의 선물’이라는 작품이다. 몇 블럭 떨어진 탑골공원에 있는 진품을 복제하여 작가 스스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이처럼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우리의 도심 속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인사동 길이 시작되는 북인사 마당에는 설치미술가 윤영석 작가의 ‘일획(一劃)을 긋다’라는 청동조형물이 설치되었다. 7미터 크기의 이 작품은 먹물을 가득 머금은 붓이 힘차게 획을 긋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인사동의 이미지를 훌륭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동네 골목과 도심 속에 단조로운 모습들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도시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가장 중요한 시정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많은 관광객들이 파리에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다른 도시와 차별되는 파리만의 독특한 느낌 때문이다. 그것은 도시 전체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 때문이다. 서울도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는 이러한 전체적인 예술적 디자인이라는 큰 틀에서 만들어 간다면 굳이 갤러리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도심 속 일상이 곧 예술이 될 것이다. 그런 곳에서 사는 이들의 삶 또한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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