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거리풍경

admin

발행일 2007.12.07. 00:00

수정일 2007.12.07. 00:00

조회 2,400



시민기자 양성화




백설공주, 미운 오리 새끼, 빨간 구두... 어릴 적 한 번쯤은 읽어본 안데르센의 유명한 동화들이다. 덴마크의 가난한 구두 수선공 집안에서 태어나 세계적인 동화작가가 되기까지 안데르센은 작품 속 이야기만큼이나 시련이 많았다.

작품 속 스토리를 봐도 알 수 있는데, 인어공주는 목소리를 잃고, 엄지공주는 영문도 모르고 두꺼비에게 납치되고, 미운 오리새끼는 주위의 구박을 받다가 홀로 떠난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실제 경험에서 얻은 것들이 많다고 하는데, ‘빨간구두 이야기’는 안데르센이 난생 처음 구두를 사 신고 교회에 가서 사람들이 자기 구두를 봐주길 기대했지만 결국 이것에 죄책감을 느꼈던 게 작품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동화 작가가 된 후에도 안데르센은 비평가들의 트집과 비판, 비천한 신분 출신이라는 콤플렉스에 시달렸지만 이런 것에 좌절하지 않고 백조로 날아올라 후대에 오래토록 그의 작품이 전해진다. 시련을 뛰어 넘으면 달디 단 열매가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은 것은 12월이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각 계절마다 운치가 있고 느낌이 있지만 12월만큼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시기도 없다. 날씨는 추워지고 간간히 눈발도 날리며 거리에 나가면 성금을 모으는 종소리가 들려오고, 한 해는 저물어 가고, 12월이면 구두쇠 스크루지 이야기도 떠오른다.

“구두쇠 스크루지는 거리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사람들이 부지런히 어디론가 오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그는 지금껏 하릴없이 거리를 거니는 일에서 이토록 큰 행복을 맛보리라고는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속 스쿠루지처럼 올 한해도 여유 없게 살았구나 싶기도 하고, 나만 생각하기도 급급했던 모습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작은 조명들로 반짝거리고, 시내의 큰 건물은 화려한 불빛으로 연말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선물가게 앞에는 크리스마스카드 전시대가 늘어서 있고 수많은 콘서트 포스터들도 여기저기 붙어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도 하고 한없이 외롭게도 만드는 때가 12월이다. 1년의 마지막 달 12월에 어디론가 오가는 사람들,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을 한 번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면서 따뜻한 마음이 전파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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