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락사그락, 가을 낙엽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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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10.23. 00:00

수정일 2007.10.23. 00:00

조회 2,957



시민기자 김현숙




우장산공원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내발산동에 걸쳐 위치하고 있다. 현재는 강서구의 유일한 조깅·산책코스로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각종 운동기구 및 휴식공간을 설치해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장산’ 이라는 명칭은 옛날 가뭄이 들었을 때 제주(祭主)가 기우제를 올린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기우제는 세 번에 걸쳐 올렸는데, 세 번째 기우제를 올리는 날에는 비가 쏟아졌기 때문에, 미리 비옷을 준비해 올라갔다고 하여 우장산(雨裝山)이라 불린다고 한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뿌리고 난 뒤, 문득 그 산 이름이 떠올라 우장산공원을 찾아보았다. 공원은 숲과 예술공간, 체육시설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주말에는 문인이나 화가들이 시나 그림, 공연 등이 개최된다. 비가 개인 뒤의 청명한 나무나 숲들이 주는 개운한 느낌은 어디에도 비할 데가 없었다.


조깅도로를 따라 걷노라니 여기저기 시인들의 시를 적어놓은 돌이 세워져 있다. 조금 걸음을 옮기니 다양한 모양의 조각물들이 보인다. 그런 조각물들을 보면서 문득 ‘조각물들이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조깅도로를 따라 걷는 이들은 꽤 많았다. 평일 날 이 정도로 모일 정도면 주말이나 연휴기간에는 더 몰릴 것 같았다. 둥글게 조성된 조깅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이렇게 잠시나마 나무와 신록, 그리고 예술작품을 느낄 수 있는 도심 속의 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서걱거리며 발에 엉기는 낙엽들을 보면서 ‘사람이란 존재는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보았다. 군데군데 피어있는 이름모를 꽃들과 나무들이 없다면, 잠시나마 각종 오염에 노출된 눈을 씻어주는 신록의 물결이 없었더라면, 이 세상은 얼마나 험악할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현실을 잊기 위해서라도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청명한 바람을 쐬러 가는 것일 것이다.

지금은 산과 들이 가을로 서서히 영글어가고 있어 진한 단풍을 기대하기에는 좀 이르다. 하지만 여름에서 벗어나 완연한 가을색깔을 음미하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망설일 이유는 없다. 바람이 선선히 불고, 발밑에서 사그락 거리는 낙엽소리가 들리는 것만 해도 가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끔은 현실을 마냥 잊은 채, 가을이란 계절의 풍취에 몸을 맡겨보기를 권해본다.

가는 길 :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에서 도보로 십 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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