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역에는 금맥이 흐른다
admin
발행일 2007.07.30. 00:00
시민기자 최근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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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金鑛)하면 남아프리카를 꼽는다. 굳이 지구 반대편까지 가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에 거대한 금광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종로로 보물을 찾아 탐험을 떠나보자. 종각역 지상엔 보신각이 있다. 보신각종은 우리나라 보물 2호다. 보물은 보배로운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만큼 귀중한 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눈에 보이는 문화재만이 보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찾으려는 보물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지하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에 종각역 계단을 타고 땅속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명색이 금광인데 땅 위보다는 땅 밑이 더 제격일 것이다. 종각역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멀리서 클래식 연주가 들려온다. CD를 튼 것은 아니다. 연주자에 의해 생생하게 바이올린이 켜지고 있다. 간소하게 마련된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젊은 연주자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나무로 만든 계단에 앉아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금광을 찾겠다는 광부의 욕심은 잠시 접고 눈을 감았다. 박수소리와 함께 눈을 뜨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금맥이 눈앞에 펼쳐졌다. 맑은 청음이 욕심에 물든 내 눈을 트이게 한 것은 아닐까? 누렇게 익은 금광석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머리통보다 큰 금 덩어리를 집어든 광부들의 눈이 빛난다. 예부터 금은 인간의 부를 상징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무겁고 거대한 금광석을 집에 쌓아놓지는 않는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예측했듯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들이 가장 큰 부를 인간에게 제공하는 금광석이다. 그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바로 ‘정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보는 어디나 널려 있다. 그것이 유용하고 쓸모 있게 될 수 있으려면 지식이 되어야 한다. 그 지식을 담은 것이 바로 책이다. 책을 현대의 금광석이라 한다면 그 책들을 모아 놓은 서점을 우리는 금광이라 부를 수 있다. ![]() 현대인들에게 물질적인 금전을 가져다주며 그에 못지않게 정신적 발전을 주는 책들이 모인 서점을 찾는 것은 광부가 금광을 발견한 것과 똑같다. 이런 금광이 종각역 지하에 두 곳이나 몰려있다. 또한 이곳에서 멀지 않은 광화문 쪽에도 대형서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을지로 방면에도 대형서점이 있다. 이 모든 곳이 종각역에서 도보로 쉽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다. 그저 종각역 지하철에 내려 마음에 드는 금광으로 들어가 광석을 캐기만 하면 된다. 내가 들어간 곳은 입구에 진열대를 놓고 여러 종류의 책들을 진열해 놓았는데 맨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건강관련 책자였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결국 건강한 몸만한 재산이 없는 것이다. 광산 안으로 들어가자 잡지 코너에서 경제주간지를 열심히 읽고 있는 중년의 샐러리맨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으로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남들 다 하니 나만 안 하기는 왠지 싫고 그렇다고 하자니 뭐 이렇게 공부해야 할 게 많은지... 그러나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이런 일반인들을 위해 만화로 쉽게 풀어쓴 재테크 서적들이 나온 지 이미 오래다. 디지털 시대에 종이로 만든 책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착각해서 오래전에 서점에 가는 발길을 끊은 분들은 필히 가보아야 한다. 요새 서점들에 나와 있는 책들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든다. 기발하고 실용적인 상상력과 지식들로 채워진 서적들이 서점의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그리고 그 책들이 담고 있는 지식들은 당장이라도 현금화 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이다. 단지 그것을 가공하고 조합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지만 말이다. 꼭 경제관련 실용서가 아니더라도 숨 가쁘게 달리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병들고 마음을 다친 사람들에게 치유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공하는 심리학 서적들도 인기다. 예술코너 옆에는 포토샵과 요즘 유행하는 UCC 제작 관련 서적들이 같이 등을 맞대고 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곳이 바로 서점이다.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그것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지 배우고 싶다면 바로 지금 종각역으로 달려가자. 꿈을 이루기 위해선 계획이 필요하고 계획을 세우기 위해선 그에 맞는 정보가 필요하다. 그 정보를 금쪽같은 귀중한 지식으로 만들어 주는 곳이 바로 서점이다. 종각역 지하엔 무궁무진한 금광이 살아 숨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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