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게와 꽃마차가 있는 거리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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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7.13. 00:00
시민기자 이승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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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나름대로의 문화와 정서가 있다. 그래서 거리풍경에도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정서가 녹아 있다. 요즘 서울시내 거리를 걷다보면 정감 있게 다가오는 풍경들이 있다. 거리 곳곳에 만들어 놓은 화단과 화분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시청이나 자치구별로 상당히 정성을 들인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가로공원에 많이 심겨진 소나무다. 근래에 조경수로 가장 각광을 받는 나무가 소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나무 조경수의 값은 다른 수종의 조경수에 비해 엄청나게 비싸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많고, 조경수로 쓸 만큼 키우려면 많은 시간이 걸려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시내 거리를 걷다가 아주 특별한 풍경을 만났다. 종로 인사동에서 광화문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로터리 가로공원이었다. 도로 가운데 조성해놓은 자그마한 가로공원에는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 있어서 여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가로공원에는 아주 특별한 것들이 있어 눈길을 붙잡았다. 다름 아닌 마차와 지게였다. 마차와 지게라면 말이나 소에게 끌게 하여 짐을 실어 나르거나 사람이 등에 짊어지고 짐을 운반하는 도구가 아닌가. 그런데 그 마차와 지게가 그냥 비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예쁜 꽃들을 잔뜩 싣고, 짊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차와 지게가 아주 커다란 화분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이색적인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오자 지나가던 40대 아주머니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인다. “저기 있는 마차와 지게 찍어 오셨나요?”하고 내게 묻는 것이었다. 내가 그렇다고 대답한 후 공원을 보는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 보았다. “마차와 지게 화분이잖아요? 아주 재미있는 모습인데요. 호호호 서울시내 한복판에 마차와 지게화분이라니, 누구 아이디어인지 아주 기발한 발상인데요” 마차와 지게는 몇 십 년 전만해도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생활에서 아주 요긴하게 쓰였던 기구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그림이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그 마차와 지게가 아주 멋진 화분으로 변신한 모습이 재미있어서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지게는 우리민족만이 독특하게 만들어 사용했던 기구로 우리민족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노동자와 농민들의 짙은 애환이 서려 있는 기구여서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주 멋스럽고 정다운 풍경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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