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을 떠올리게 되는 양화진

admin

발행일 2007.05.29. 00:00

수정일 2007.05.29. 00:00

조회 2,498



시민기자 전흥진



합정동 로터리에서 절두산순교박물관과 양화진외국인 선교사묘원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발견하고 찾아간 두 장소에서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숙연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절두산순교박물관은 천주교에서 관리하고,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은 개신교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두 곳 모두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죽음을 되짚어보고 기념하는 장소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일상을 잠시 벗어나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색과 명상에 잠겨 자신을 정화시키게 된다. 도심의 한복판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공간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머리가 잘려 한강으로 떨어지는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고 순교한, 수많은 천주교인들의 넋이 남아있는 절두산순교성지(국가사적 제399호)와, 순교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수많은 고문도구와 역사적 유물, 기록 등을 모아놓은 절두산 순교 박물관을 돌아보았다.


이국적인 교회건물과 십자가가 있는 수많은 묘지들이 마치 외국의 어느 공원묘지에 온 것 같다는 착각을 갖게 한다. 이웃에 근접해 있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도 둘러보았다. 어니스트 베텔, 호머 헐버트, 셔우드 홀처럼, 언론, 교육, 의료와 문화 등 우리나라의 근대화 역사에 막역한 공을 세우다 이곳에 묻힌 유명한 선교사 분들과 오직 숭고한 봉사의 마음으로 이역만리 대한민국에 와서 봉사하다 조용히 묻힌 16개국의 555기 외국인 선교사 묘지가 보였다.

한강이 눈앞에 펼쳐지는 잠두봉 나루터와 더불어 근대문화 유산 보존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양화진 일대는 천주교와 기독교의 만남이 있고, 근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죽음 앞에선 누구나 공평하다. 두 곳을 산책하면서 올바른 삶과 가치 있는 죽음을 떠올리게 되었고, 나와 내 가족 뿐 아니라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의 행복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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